"마쓰이가 홈런을 쳤다구요? 대단하네요."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올시즌 첫 시범경기가 비로 취소된 후 일본프로야구 간판 슬러거출신 마쓰이 히데키(29·뉴욕 양키스)의 홈런소식을 전해듣고 약간 놀라는 표정이었다. 3번 새미 소사, 4번 모이제스 알루에 이어 이날 선발 1루수겸 5번타자로 출전키로 했지만 비 때문에 특유의 파워배팅을 선보이지 못한 탓인지 최희섭의 반응에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최희섭이 허탕을 치는 사이 올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후보로 거론되는 마쓰이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전드필드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3회말 좌완 지미 앤더슨으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뽑아냈다. 2회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난 마쓰이는 3회 2사후 주자 1루에서 앤더슨과 풀카운트 접전끝에 9구째를 걷어올려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는 등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미국언론의 표적이 됐다.
"날씨가 안좋으면 부상위험이 많은데 오히려 잘됐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한 최희섭은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꼽히며 마쓰이와 비교대상이 되곤 한다. 똑 같은 좌타자에다가 아시아출신 거포이고 올시즌 양리그의 유력한 신인왕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일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마쓰이와는 리그가 달라 직접 대결할 일은 거의 없다. 6월 7∼9일 인터리그 3연전때 한번 만날 예정이어서 기대가 크다"고 말할 정도로 은근히 경쟁의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희섭은 또 올시즌 초 마쓰이가 양키스에 전격입단하자 "마쓰이가 일본 센트럴리그에서 3차례나 MVP를 수상한 뛰어난 선수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내가 선배격이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마쓰이와의 한일 자존심대결에서 절대 질 생각이 없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최희섭은 "1일에도 선발 1루수겸 5번타자로 나선다. 그동안 훈련한대로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수 있다"며 언제든지 한방을 날리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시카고는 1일 장소를 홈구장인 호호캄파크로 옮겨 다시 샌프란시스코와 맞붙는다.
심정수(28·현대)의 달아오른 불방망이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미 프로야구 플로리다 말린스 캠프에 참가 중인 심정수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플로리다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8회 대수비로 출장, 9회 첫 타석에서 깨끗한 중전안타를 터트렸다. 이로써 심정수는 24일 플로리다 캠프에 합류한 이후 팀 청백전 포함, 4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을 올렸다. 9회까지 1―3으로 뒤지고 있던 플로리다는 심정수의 안타를 신호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 결국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편 이승엽(27·삼성)은 이날 8회 타석에서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쉽게 물러났다. 그러나 이승엽은 8회초 수비에서는 오리올스 포수 엘리 화이트사이드의 파울 타구를 1루 덕아웃까지 쫓아가 잡아내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경기를 지켜본 제프 토버그 말린스 감독은 "이승엽과 심정수는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도 될 선수들이다. 자질이 뛰어나고 영리할 뿐더러 수비 실력도 아주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1일 볼티모어전에 다시 출전, 한국야구의 매운맛을 계속 보여줄 예정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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