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첫 내각에 입각한 장관들은 출근 첫날인 28일 탈권위와 과감한 개혁을 강조, 강력한 변화 바람을 예고했다. 파격인사라는 평을 들었던 일부 장관은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자유분방한 '파격 행보'를 보여 단연 시선을 모았다.문화관광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형식이 굳으면 내용이 살지 못한다"고 강조했던 이창동 장관은 28일에도 자유분방하고 소탈한 모습을 그대로 이어갔다.
취임 첫날 캐주얼풍 양복 차림에 싼타페를 직접 몰고 문화부에 출근해 화제가 된 그는 이날은 현충원 참배와 이문구씨 장례식 참석 일정 때문에 흰색 와이셔츠에 검정색 정장을 갖춰 입었다. 그러나 각국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앞으로도 출·퇴근은 자신의 차량이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공용차는 공식 업무에만 쓰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국무위원 배지도 달지 않고 취임식을 갖지 않는 대신 취임사를 직접 써서 홈페이지에 올리겠다고 잇단 파격을 보여 주었다.
직원들은 "변화를 실감하겠다"고 일단 반기는 표정이었으나 "파격이 지나치면 파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지우지 못했다.
행정자치부
김두관 장관은 출근 첫날 '권위주의 타파'를 특별히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 장관은 자신이 작성한 취임사에서 "직원과 장관이 복도에 서서 격의 없는 토론을 벌여야 한다"며 행자부부터 권위주의를 과감히 버릴 것을 주문했다. 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도 "(소파의 배치가) '야인시대'식이라 어색하다"며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아 얘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행자부의 조직 문화에 내무부의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며 "군림이 아니라 서비스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해군수 시절 군청기자실을 폐쇄해 파문을 일으켰던 김 장관은 기자실 존속여부에 대해 "그러면 국민을 어떻게 만나죠"라고 반문했다. 김 장관은 오후에는 부처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격의 없는 인사를 나눴다.
법무부
강금실 장관은 구체 현안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는 등 업무파악을 서둘렀다. 이날 오전 9시 정각에 출근한 강 장관은 이춘성 공보관으로부터 조간신문 보도를 브리핑 받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자신의 취임에 대해 검찰이 우려와 당혹감을 표시했다는 보도에 대해 강 장관은 "그럴 수도 있겠죠"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장관은 또 외국인 노동자문제, SK수사, 대북송금사건 특검법 등 현안에 대해 사건 발생에서부터 진행상황까지 전체 흐름을 정리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강 장관은 이어 실국장단 간부들과 첫 '미팅'을 가졌다. 젊은 여성장관과 간부들의 사실상 첫 대면인 만큼 관심이 집중됐으나, 한 참석자는 "장관이 협조와 분발을 당부했을 뿐"이라며 분위기가 다소 경직됐음을 시사했다.
외교통상부
윤영관 장관은 오전 10시 실국장회의 주재를 시작으로 업무파악에 착수했다. 윤 장관은 "대통령이 제시한 정책방향에 따라 업무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전날 취임사에서 언급했던 '일사불란한 외교업무'를 재차 강조했다. 윤 장관은 또 직원들의 엘리트주의를 꼬집으며 업무자세의 전환도 역설했다.
윤 장관은 특히 국장급 연배인 본인의 나이 때문에 차관 등 후속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의식한 듯 "직원들을 함께 일하는 동지로 생각하겠다"며 부처 내 화합과 결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오후에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과 신임 인사차 전화통화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집무실에서 현안 파악에 주력했다.
환경부
한명숙 장관은 곧바로 강도 높은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현충원 참배 뒤 오전 9시께 청사로 출근한 한 장관은 각 국·실장 및 담당자로부터 종합업무보고를 받았다. 오후에도 잠시 국회를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는 업무파악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주로 경청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노동부
권기홍 장관은 과천 청사에 출근하지 않고 갑작스런 임명소식에 신변을 정리하기위해 대구에 내려갔다. 노동부 관계자는 "내주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국회, 노동단체 등 부처 관련 기관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 업무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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