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각영(金珏泳) 검찰총장이 28일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을 찾았다. 김 총장의 대구행은 취임 110일 만의 첫 공식 외출. 김 총장은 대구지검 수사지휘본부를 찾아 "한 점 의혹없이 진상을 규명하라"고 특별지시했다.검찰총장의 현장 방문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김 총장의 대구행 배경에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검은 일단 "국민적 슬픔에 대해 애도하는 일은 검찰총수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순수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총장은 지난해 11월11일 검찰총수에 오른 이후 외부에 거의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검찰 주변에서는 "김 총장이 취임 후 계속된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버렸다는 신호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많다.
사실 김 총장은 현직 검사의 고문치사 사건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16대 대선에서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출발, 대선 이후 재신임 논란에 휘말렸다. 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검찰개혁론, 대북 비밀지원 의혹 수사 등 민감한 사안이 오가는 정치 격랑에서 검찰호(號)를 이끌어 왔다.
이와 함께 '개혁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검찰의 여론 업기'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이 국민에게 다가가고, 종국에는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대검 관계자는 "김 총장이 검찰개혁의 특명을 받은 강금실 법무장관과 어떤 관계를 맺고, 또 검찰을 어느 방향으로 끌어갈지 '대구구상'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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