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경제 불황과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재산이 증가한 국회의원이 재산이 줄어든 의원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공직자윤리위가 28일 공개한 여야의원 269명의 재산변동내역에 따르면 재산이 증가한 의원은 178명(66.2%)이고, 감소한 의원은 86명(32%)이었다. 전체적인 경제불황에도 의원들의 재산이 늘어난 것은 소유 부동산 가격의 상승 또는 새로운 부동산 취득 때문. 특히 의원 중 15.2%인 41명이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본인 또는 가족 명의로 새로 샀고 다른 부동산을 매입한 의원들까지 더하면 그 수는 100명에 육박해 '부동산 투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억원 이상 증가 53명 1억원 이상 재산이 증가한 의원은 53명, 1억원 이상 감소 의원은 31명으로 집계됐다. 1억원 이상 증가 의원 중 한나라당은 29명이었고 민주당은 18명이었다. 증가 1위는 차남의 골프장 주식 지분 증가 등으로 67억6,400여만원이 늘어난 민주당 이정일(李正一) 의원이었다. 한나라당 민봉기(閔鳳基) 의원은 500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했지만 여전히 총재산은 부채만 4,600만원으로 가장 가난한 의원이다.
55억원이 준 정몽준 대표 지난 해 신고 때는 주식가격 상승과 상속으로 546억793만원이 증가해 증가 폭 1위를 차지했던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는 이번에는 55억6,700만원이 줄어들어 감소규모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총재산은 1,664억7,700만원으로 여전히 1위이다.
정 대표의 신고 내역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은 주식 매각 대금 22억9,300만원, 현금 감소분 18억9,487만원, 주택과 연립주택 매각 대금 15억여원 등 총 57억여원. 정 대표는 상속세로 24억4,400여만원을 내고 7억2,000여만원을 예금했다고 밝히고 나머지 돈의 흐름은 명시하지 않아 "지난 해 국민통합21 창당과 대선 운동에 상당 부분 돈을 썼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여야 지도부 재산 변동 새 정부 실세 중 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은 3억5,100만원, 임채정(林采正) 인수위원장은 2,800만원, 신계륜(申溪輪) 인사특보는 1억1,500만원이 각각 늘어났다. 문 실장은 "부동산 임대·개발업체 효명개발의 비상장주식 평가액이 대부분으로 이는 장남의 재산"이라고 설명했고, 임 의원과 신 의원은 모두 예금증가를 이유로 댔다.
한편 경제 담당인 민주당 2정조위원장 김효석(金孝錫) 의원은 조흥은행주식을 1만8,500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지난 해 대선 과정서 조흥은행 매각 문제에 대해 민감한 발언을 쏟아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져 눈총을 받았다. 김 의원은 작년 초 7,585만원 상당의 조흥은행 주식을 사 지금까지 갖고 있고, 부인은 작년 5월 이후에 조흥은행 주식 2만주를 판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은 대선 기간 '새 정부에서 조흥은행 매각 추진'방침을 발표한 적이 있어 "정치윤리나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기철기자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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