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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환경은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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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환경은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입력
2003.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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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 히로유키 등 지음·이하준 옮김 경당 발행·9,800원원제가 '환경과 문명의 세계사'인 이 책은 환경학, 환경고고학, 비교문명사와 경제인류학을 각각 전공한 일본 학자 3인의 대담집이다. 정치사, 경제사, 기술사 등 인간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환경을 역사의 중심에 놓고 세계사를 논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의 한 종으로서 인류의 역사, 지구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인류의 역사를 말한다. 인간이 환경에 끼친 영향 뿐 아니라 환경이 인간의 역사를 어떻게 바꿨는가에 주목한다.

세계사의 사건들을 환경을 코드로 들여다보면서 많은 사례를 들고 있어 흥미롭다. 거대한 석상 군으로 유명한 남태평양 이스터 섬의 고대문화는 왜 붕괴했을까. 학자들은 16세기 중반 이 섬의 인구가 급증하면서 먹거리에서 수목까지 모든 자원이 고갈됨에 따라 부족 간 전쟁이 벌어지고, 서로 잡아먹는 상황이 벌어진 데서 원인을 찾는다. 개발과 발전을 앞세워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일삼아온 현대 인류에게 이스터 섬의 환경 재앙은 두려운 경고라 하겠다.

책은 기후변동이 민족이동에 미친 영향, 네안데르탈인과 매머드의 절멸 원인, 물과 그리스·로마 문명 흥망성쇠의 상관성, 중세 유럽 페스트의 창궐과 인간 거주유형의 연관성, 유럽의 15세기 대항해 시대의 시작 등 다양한 주제를 환경 코드로 풀어간다.

선사시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환경과 문명의 세계사를 쭉 살핀 다음, 인류의 파국을 막을 환경혁명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결론은 '욕망의 절제'다. 욕망이 인류가 그동안 온갖 위기를 겪으면서도 극복할 수 있었던 동력이라는 것도 인정한다. 그런 점에서 환경문제는 곧 마음의 문제이기도 하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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