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 팀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국내외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는 진단이 나올 정도여서 축하 받거나 팀 워크를 다질 여유가 없다. 김진표 신임 경제 부총리의 말대로 '대내외 경제 여건이 극히 불안정한' 상태다.새 경제 팀이 우선 해야 할 일은 경제 전반에 퍼져 있는 불안감의 해소다. 재계는 갈수록 움츠러들고 있다. SK에 대한 검찰 수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를 몰라 다른 그룹 등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재벌 개혁이 어떤 방향으로 어느 정도까지 진행될지도 예측하기가 힘들다.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1월 설비투자는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2001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잠재 성장률이 급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가계는 개인 파탄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신용 불량자가 270만명을 넘어 사상최고를 기록했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은 계속 늘고 있다. 한때 경기를 떠받쳤던 내수는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노사문제도 결코 낙관할 수 없다. 부쩍 높아진 노동계의 기대 수준을 어떻게 맞출지 미지수다. 향후 금융 구조조정 및 민영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조흥은행 매각도 쉽지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투명한 전망이 가져온 현상들이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거나 충분히 예상됐던 것들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불안감은 더 확산되고 경기 부진은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새 경제 팀은 알아야 한다.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불안감을 정권 교체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