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북한과 미국 사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북한과 미국 사이

입력
2003.03.01 00:00
0 0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과 뒤이은 그의 조각발표로 나라안은 온통 권력이동에 대한 화제로 가득하다. 비슷한 시점에 일본에서는 고이즈미 총리의 축포(祝砲)발언이 나왔다. 북한이 24일 미사일 발사실험을 한 것이 노 대통령 취임축포라고 고이즈미 총리가 말했다고 한다. 이 언급을 놓고 일본사회가 설왕설래하는 모양이다. 북한은 이 미묘한 시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끄는 두 가지 조치를 취했다. 미사일 발사에 이어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를 재가동한 것으로 미국 위성이 확인했다고 한다.■ 5메가와트는 전력 생산량으로 치면 정말 조그만 발전소이다. 한 가구의 전력 수요량을 1킬로와트라고 하면 5,000가구 공급량밖에 아니 된다. 북한은 중유공급이 중단됨으로써 에너지난이 적지 않다고 전해지지만 과연 이 원자로를 재가동함으로써 이를 보완하려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이 원자로는 핵안전협정에 의해 IAEA의 사찰을 받아야 하는 시설이다. 물론 북한은 NPT탈퇴유보를 철회함으로써 국제적 의무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조치를 도발적인 행동으로 보고 있다.

■ 이제 노무현 정부가 북핵문제를 맡고 그 첫발을 디디게 되었다. 북핵문제와 그 해결방안에 대한 노 대통령의 생각은 최근 외국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와 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반대한다. 그러나 북핵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 제재와 압력에 반대한다." 당선을 전후하여 그가 견지했던 생각 그대로이다. 미국과 결정적인 견해차를 보이는 부분이다. 미국이 원하는 다자간 해결은 바로 안보리를 무대로 북한에 다단계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전략을 생각하는 미국이므로 군사조치는 몰라도 경제제재는 당연히 고려할 것이다.

■ 북한은 핵문제 해결은 오직 미국과의 담판으로만 풀겠다고 버티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양자간 협상은 핵공갈에 대한 양보라며 수용할 뜻이 없다. 앞으로 안보리가 열리는 상태에서 이런 대립은 첨예해질 것이다. 그 때 국제사회는 한국을 중재자로 보기는커녕 북한편을 든다는 시선을 보낼 개연성이 높다. 노무현 정부가 북핵사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면 미국을 설득하거나 북한의 양보를 구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외교안보팀은 이 일에 착수해야 한다.

/김수종 논설위원 s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