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26일 행정부내 핵심 요직인 외무장관에 외교경험이 거의 없는 45세의 실반 샬롬 재무장관을 임명하는 등 새 연정에 기반한 신임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중도좌파인 노동당의 연정 참여 거부 선언으로 샤론 정권의 강성 색채는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이날 발표된 신임 장관 대부분이 대 팔레스타인 강경 대응을 지지하는 매파여서 교착상태에 있는 이―팔 관계는 앞으로 더욱 험악해 질 전망이다.
샤론 총리는 이에 앞서 시누이당과 국민동맹(NU), 국민종교당(NRP) 등을 규합, 68석에 이르는 연정을 구성했다. 국민동맹은 팔레스타인을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몰아낼 것을, 국민종교당은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주장하는 극우 정당이다.
이날 인선의 최대 관심은 최근까지 외무장관을 맡아왔던 베냐민 네타냐후의 후퇴. 샤론과 함께 이스라엘 매파의 대표주자이자 리쿠드당 내 라이벌인 네타냐후의 경질은 국정에서 자신의 뜻을 걸림돌 없이 관철시키겠다는 샤론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네타냐후 후임에 외교 경험이 전무한 젊은 인물이 임명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당초 외무장관 이외의 직책은 일절 거부하겠다고 맞섰던 네타냐후는 일단 부총리를 겸임하는 조건으로 재무장관직을 수락할 의사를 비치며 물러섰다.
이밖에 대학 재학 시절 아랍인 학생을 쇠사슬로 공격해 실형 전과가 있는 차히 하네그비 환경장관이 국내보안장관으로 발탁됐고 같은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리쿠드당의 이스라엘 카츠는 농무장관에 임명됐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축출과 팔레스타인 군사 진압을 적극 지지하는 샤울 모파즈 국방장관, 리모르 리브나트 교육장관 등은 유임됐다.
팔레스타인측 협상대표인 사에브 에레카트는 이스라엘의 새 내각 구성에 대해 "더 이상 평화협상은 없다는 뜻"이라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강경노선을 견제해 줄것을 희망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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