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첫 내각에는 여성이 4명이나 입각, 여성장관이 2명 안팎에 그쳤던 역대 내각의 기록을 세웠다. 강금실(康錦實) 법무, 김화중(金花中) 보건복지, 한명숙(韓明淑) 환경, 지은희(池銀姬) 여성부 장관이 그 주인공. 이들 4개 외에도 건교부 등 부처에도 여성 후보들이 남성 장관후보와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강 장관은 사시기수, 성향 등에 대한 검찰의 반발 기류에도 불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강력한 '검찰 문민화' 의지가 반영돼 발탁됐다. 간호사출신인 김 장관 역시 일부 시민·이익 단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노 대통령의 직접 추천으로 낙점됐다. 노 대통령은 27일 인선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김 장관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여성부에서 환경부로 자리를 옮긴 한 장관은 "비록 정권은 바뀌지만 여성계에 이 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에 따라 재기용됐다는 후문. 그의 여성부 장관 유임설이 꾸준히 나돌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를 역임한 지 장관은 여성운동의 상징성과 개혁성이 참작됐다.
여성 입각은 더 늘어날 수도 있었다. 인선 막판까지 김명자(金明子) 전환경부장관이 건교부 장관에, 이미경(李美卿) 민주당 의원이 환경부 장관에 각각 유력하게 검토됐기 때문. 김 전장관 역시 한 장관처럼 "놓치기 아까운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건교부 장관으로는 적합치 않다"는 반론이 적지 않았고, 다른 자리도 마땅치 않아 발탁되지 못했다. 이 의원도 한명숙, 지은희 장관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17대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쪽에 전념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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