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들어 가전과 휴대폰 부문 성장에 힘입어 우량주 가운데 드물게 약세장 속에서도 상승 행진하는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이달 14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오르며 4만원을 회복했다.외국인들은 삼성전자 등을 대거 내다팔면서도 유독 LG전자를 4일째 대량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 부진과 LG필립스LCD 지분평가손실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달 상황과는 완전히 양상이 달라졌다.
LG전자의 약진은 올 1월 영업실적 발표가 단초가 됐다. 내수 부진 속에서도 1월 매출액이 1조6,4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 세탁기인 트롬(TROMM)의 매출액이 50% 이상 급증했고, 휴대폰 출하량이 18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하는 등 정보통신 부문 매출이 43.3%나 늘어났다. 우리증권 유제우 연구원은 "주요 가전제품의 수출이 호조를 보여 내수 부문 위축을 상쇄하고 있다"며 "가전제품 내수 시장도 3월 성수기에 진입하면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수익률 면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낫다"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증권 우동제 연구원은 "올 상반기 두 회사의 실적이 차별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D램 가격 하락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등 실적이 하향조정되고 있지만 LG전자는 휴대폰 성장률과 마진 상승 가능성이 높고,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생산라인 경쟁력도 높아 삼성전자보다 높은 수익(Outperform)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LG전자의 1월 매출액이 올해 매출액 예상치의 35.5%에 달해 실적 상향조정 가능성이 크다"며 "마케팅효과가 나타나면서 LG전자 가전제품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가 휴대폰 인지도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가전 중심인 LG전자의 실적은 여전히 내수 부진에 발목이 잡혀있다. 메리츠증권 전성훈 연구위원은 "에어컨 예약 판매규모가 지난해 16만대에 못미치는 등 가전 부문 내수 축소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내수 위축으로 가전 부문 매출이 목표치를 소폭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LCD 무문도 2분기 이후 가격 하락이 예상돼 1월 실적 만으로 올 연간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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