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보다 못할 게 없다. 컨디션은 최상이고 정신력에서도 우즈보다 앞선다. 내가 좀 더 유리하다."'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맞붙게 되는 '탱크' 최경주(33·슈페리어)의 출사표다. 최경주는 28일 새벽 3시4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리조트골프장(파72)에서 시작되는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32강전에서 우즈와 숙명의 승부를 펼친다.
우즈와의 대결은 이번이 3번째. 지난해 11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렸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십 3라운드가 첫번째 만남. 우즈와 동반 라운딩을 펼친 최경주는 이븐파로 3언더파를 친 우즈에 한발 뒤졌다. 두번째는 같은 달 일본에서 열린 피닉스챌린지 이벤트대회. 최경주는 우즈와 연장 접전 끝에 아깝게 우승을 내줬다. 두번 모두 대등한 경기였다.
이번 만남은 이전과는 달리 매치플레이다. 불특정 다수와 싸우는 스트로크플레이가 아니라 한 사람만 잡으면 되는 단판 승부. 기(氣)싸움의 측면이 강한 만큼 변수가 많다. 최경주는 "우즈의 스타일을 알고 있어 부담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올 시즌 기록을 봐도 최경주는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95야드로 299.3야드의 우즈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최경주는 드라이버의 정확도(65.4%)와 그린적중률(72.9%)에서 51.8%, 70.1%의 우즈를 앞서고 있다. 문제는 퍼팅. 최경주는 홀당 평균 퍼팅수가 1.829타로 우즈의 1.703타에 비해 뒤진다. 전속 캐디의 공백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탓이다.
최경주는 새로운 캐디와 호흡을 맞춘 이후 상승세다. 최경주는 "퍼팅도 우즈에 밀리지 않을 만큼 좋아졌다"고 말했다. 27일 백전노장 프레드 펑크(미국)와 벌인 1라운드에서 최경주는 18홀 내내 리드를 유지한 끝에 1홀차(1UP)로 32강행 티켓을 거머쥘 만큼 샷 감각이 좋다.
이번 대결은 승패를 떠나 최경주가 명실상부한 정상급 선수임을 각인시킬 수 있는 더 없는 기회. 골프팬들은 "1라운드만 이기면 우즈와 대결한다는 기대 때문에 결코 지고 싶지 않았다"는 최경주의 불타는 투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