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 금리 하락 등으로 마땅한 자금 운용처를 찾지 못한 대학과 장학재단 등이 증권사에 돈을 맡기고 있다.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증권이 26일부터 판매한 'TAMS 캠퍼스 사모중기 채권형 펀드'에 하루 만에 10여개 대학으로부터 480억원이 들어왔다. 한투증권 김형도 차장은 "당초 서울 지역 대학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통해 이 펀드를 판매했으나 호응이 좋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대학과 장학재단들이 저금리에 따라 장기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판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사모 형태의 펀드로, 동일 종목 유가증권 투자제한(10%) 등 공모펀드 제한을 받지 않아 우량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학교법인에 한해 1억원 이상 가입할 수 있다. 채권 및 채권파생 상품에 60% 이상, 주식관련 회사채에 60% 이하, 주식형 수익증권에 5% 이하를 투자하는 구조다. 삼성증권과 삼성투신운용이 최근 만든 '삼성 Academy-YES 사모펀드'에도 연세대와 이화여대가 자금 운용을 맡겼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 효과를 높이기 위해 두 대학이 매월 조성한 자금을 함께 운용하는 자금 풀(Pool) 형태로 펀드를 만들었다"며 "국공채, 통안채, AAA등급 회사채 등 안정자산에 투자하면서 은행이자보다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대학들이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자금은 등록금과 같이 회계연도 중에 지출하는 단기운용 자금과 장학금 등 이자수입으로 지출하는 기금 성격의 장기자금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 이자만으로는 학생들의 장학, 복지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증권사에 자금운용을 의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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