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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수렁에 빠진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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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수렁에 빠진 증시

입력
2003.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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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27일 12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고유가'가 또다시 증시의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특히 요즘처럼 각종 복합 불안요인으로 증시 약세가 장기화하는 여건에서는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전 업종의 주가가 무차별적인 악영향을 받는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향후 증시 회복의 열쇠는 결국 유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유가 증시 악영향 본격화

증시에서 통상 유가의 등락은 원유 수입가 및 연료비 상승 경로를 타고 해운·항공·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주에 민감한 영향을 준다.

그러나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최근의 유가 급등은 가뜩이나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및 펀더멘털 회의감과 맞물려 전반적 투자심리 악화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유가가 이제 일부 민감 업종주에만 작용하는 개별 변수가 아니라 증시 전반을 좌우하는 포괄적 악재로 부상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홍 연구원이 두바이유가 25달러를 상향 돌파한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유가 동향과 주가 등락을 단순 비교한 상관성 분석에 따르면 유가와 종합주가지수와의 상관계수는 -0.87로 강한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또 유가와 업종별 주가지수 간의 상관관계는 음식료, 섬유의복 등이 상관계수 -0.8 이상을 기록하는 등 전기가스와 운수창고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들이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배럴당 25달러 돌파 이후 주가에 대한 유가의 영향이 거의 전업종에 걸쳐 나타난 셈이다.

홍 연구원은 "원유 재고수준과 예비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국제유가가 이라크전쟁 발발 이후 단기간 내 연착륙할 수 있을 지도 불확실하다"며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유가의 악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 하락 대비 투자전략 필요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최근의 유가 급등세가 이라크전쟁을 고비로 안정세로 접어들 가능성도 큰 만큼 향후 유가 하락세에 대비한 투자전략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동부증권은 이날 3월 이후 난방유 수요 감소 소비 둔화 국제 유가에 선행하는 금값 하락세 등을 들며 "조만간 국제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으며, 이후 주가의 저점을 높이는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 유가 상승국면에서 연료 비용 상승 우려로 타격을 받는 항공·해운·육운 관련주들의 경우, 요금 인상 등을 통해 단기 유가상승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수익성 개선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흔하다. 또 전문가들은 유가 충격에 따른 낙폭 과대주 역시 국면 전환기에는 강한 상승세를 띨 가능성이 크므로 유가 민감도가 덜하면서도 최근 낙폭이 큰 금융·통신·전기전자 관련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한양증권 홍 연구원은 "낙폭 과대주나 향후 수익전망 개선 가능주 외에도 석유 대체주로서 가스 관련주의 추세도 눈여겨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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