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행정부 1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73.8%가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박만호)가 28일자 관보를 통해 공개한 재산공개 대상자 611명의 2002년 재산변동 내역에 따르면 451명(73.8%)이 재산을 불렸다. 특히 재산이 1억원 이상 증가한 공직자들도 93명이었고 감소한 공직자는 25.7%인 157명에 그쳤다. 재산 변동이 없다고 신고한 공직자는 3명이었다.한편 16개 광역자치단체장도 이날 재산변동 내역을 공개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경우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약 3,800만원이 증가한 186억5,889만8,000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새 정부 신임 공직자들은 4∼5월께 재산등록내역이 발표될 예정이다.
공개된 고위공직자의 재산 변동내역을 보면 부동산 매도로 인한 차액으로 재산이 늘어난 경우가 많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행정부 고위공직자나 배우자가 아파트를 구입한 경우는 모두 140건으로 그 중 주상복합아파트를 사들인 사례는 39건으로 전체아파트 구입의 23%를 차지했다.
이중 서울의 신흥 고급 아파트로 꼽히는 강남의 타워팰리스를 분양 받은 것으로 신고한 공직자(배우자 포함)는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 신국환 전 산업자원부 장관, 박찬주 법제처장 등 모두 8명이다. 난개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경기 용인에 아파트를 구매한 사례는 24건으로 전체 아파트 구입의 17%를 차지했다.
이번 재산공개 대상중 가장 재산이 많이 늘어난 김상남 전 청와대 복지노동수석비서관의 경우 장모 유산 4억6,304만원을 상속받은 데다 2억6,000여만원에 신고됐던 본인 명의 주택이 8억원에 팔리면서 그 차액 등으로 7억5,286만3,000원이 늘어났다. 재산증가 2위인 윤웅섭 한국공항공사 사장도 기준시가 1억여원대에 신고됐던 부인 명의 땅이 8억여원대에 팔리면서 7억3,181만6,000원의 재산이 늘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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