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태국 경찰이 26일 수도 방콕 인근에서 악어 1만여 마리를 포획했다. 태국 돈세탁 방지청(AMLO)이 마약 거래로 천문학적 액수를 긁어 모은 범죄단체들이 악어 등 야생 동물을 '돈세탁 창구'로 사용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마약상들이 동물 거래상으로 위장, 마약 판매금으로 즉시 악어 타조 사슴 등을 구입해 되파는 방식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한다는 것이다.이 달 1일부터 3개월 일정의 마약 소탕 작전을 시작한 경찰은 이미 940만 달러 어치의 야생 동물을 압수했다. AMLO의 피라판 프레푸티 청장은 "마약조직의 자금 줄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면 악어는 물론 숟가락까지도 몰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마약범 소탕 과정에서 과도한 무력을 사용, 국내외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태국 경찰은 24일간의 작전 과정에서 99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만5,000여 명을 체포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특히 24일 마약 판매상 부부의 9살 난 아들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데 이어 25일에도 1살 난 남자아기가 마약거래 현장에서 피살되는 등 무고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의료용 각성제인 암페타민 거래자에게까지 최고 사형을 선고하고 마약거래범들의 공개처형 장면을 TV에 방영하는 등의 무차별적 단속 방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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