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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동화 첫 정식계약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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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동화 첫 정식계약 출간

입력
200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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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창작동화가 처음으로 정식 계약에 의해 국내에서 나왔다. 어린이책 출판사 계수나무는 북한의 조선작가동맹중앙위원회와 출판계약을 맺고 북한동화 선집 '북쪽에서도 아름다운 동화를 읽고 있었네'(전 3권)의 첫 권 '외쏙독이'를 선보였다. 2권 '봉봉이의 꽃잎 수첩'과 3권 '대장이 된 알락오리'는 3월 중순에 나온다.이 선집은 1948∼98년 북한의 월간 '아동문학'에서 실린 작품에서 20편을 골라 엮은 것으로, 북측에 편당 100 달러의 원고료를 주었다. 출판을 위한 남북 간 접촉은 중국작가협회 연변 분회가 다리를 놓았다. 2년에 걸친 접촉에서 남북은 작품 선정과 원고 수정에 이르기까지 서로 협의했다. 처음 북측은 '글자 하나도 고치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맞춤법은 남쪽 규정을 따르기로 물러났다. 그림은 남쪽에서 새로 그려 넣었다.

전 3권의 수록작 20편은 모두 아름답고 수준 높은 동화로 우정, 진실, 희생 등 교훈적 내용을 담은 게 많다. 선집을 엮은 이재철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은 "수록작 20편에는 보편적 주제가 순수하게 그려져 있어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충분한 재미와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 1권에는 '외쏙독이'를 비롯해 '수탉의 금빛날개' '까불대던 알락이' '가시 돋친 야웅이' '이쁜이와 꽃남이' '3년 고개' '재판 받은 불'등 작가와 소재가 서로 다른 7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인 한태수(61)의 '외쏙독이'는 오이를 써는 소리처럼 '쏙독쏙독' 하고 우는 외쏙독이 새를 소재로, 소리 흉내를 잘 내는 재주로 왜군을 물리치고 죽어서 쏙독새가 된 별이와 달님이 남매의 용감하고도 슬픈 이야기다.

북한 동화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91년 사계절 출판사가 펴낸 '남북 어린이가 함께 읽는 전래동화'(전 10권) '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창작동화'(전 5권). 그 뒤 산하 출판사의 '북한의 어린이'(전 5권), 보리 출판사의 '겨레아동문학선집', 우리교육 출판사의 '삐용이네 꽃밭' , 신구미디어의 '통일을 준비하는 어린이' 시리즈 등이 나왔다. 이 책들은 사계절의 '…전래동화' '…창작동화' 시리즈가 1년 만에 각각 20만 부, 10만 부 이상 팔리는 등 반응이 좋았다.

그러나 북측과 정식으로 계약해서 나온 건 아니었다. 때마침 북한은 1월28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베른협약 가입신청서를 제출, 저작권 관리에 나섰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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