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 …뚜… 아직 회선이 연결되지 않았습니다."요즘 청와대 전화에서 들려오는 교환원의 대답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입성한 지 이틀째인 26일까지 청와대 업무가 돌아가지 않고 있다. 비서실에 컴퓨터가 없고 전화번호도 없는 '석기시대'수준이다. 행정관들이 충원되지 않아 개업휴점 상태인 수석실도 있다.
청와대는 퇴임하는 비서진의 컴퓨터를 모두 수거, 포맷시키는 등 보안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 직원이 컴퓨터를 지급받지 못해 일손을 놓고 있다. 송경희(宋敬熙) 대변인도 "주요 행사 내용을 일일이 옮겨 적은 뒤 다시 손으로 정리해 브리핑을 해야 하니 어떻게 효율이 오르겠나"고 불평을 했다.
또 보안상의 이유로 대부분 사무실의 번호를 교체 하고 있어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수가 없다. 본관, 신관으로 나눠져 있는 비서진은 서로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면서 초반 업무정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청와대를 찾은 전교조,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등 교육단체 대표 20여명도 황당해 했다. 오명(吳明) 아주대 총장의 교육부총리 임명 반대 건의서를 전달하려던 이들은 전화가 연결이 되지 않아 곤욕을 치르다 "국민참여수석실에 사람이 없어 건의서를 받을 수 없다"는 답을 듣고 정부중앙청사로 발길을 돌려 이호철(李鎬喆)민정비서관을 만났다. 1998년 청와대에 근무했던 행정관은 "당시에도 전화번호를 교체했지만 이틀째 마비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고주희기자orwell@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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