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노무현(盧武鉉) 새 정부와 대화·공조를 통해 한반도 긴장, 경제협력 등 남북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이종혁(李種革·사진)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새로 뚫린 육로를 통해 방북한 현대 아산 관계자들과 만난 뒤 21일 한국일보 취재진에게 노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밝히면서 개성 공단 조기 착공을 촉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남한 새 정부 출범에 대한 소감은.
"북남 관계를 진취적으로 이끌고 나갈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환영한다. 그걸 구체적으로 어느 정부가 하느냐는 건 남쪽 국민들이 결정할 일이고 우리는 북남 관계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모든 것이 순탄하고 순조롭게 계속 발전해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개성 공단 협의는 어떻게 진행됐나.
"현대아산과 토지공사, 통일부, 건설교통부, 산업자원부 당국자들이 21일 오전 10시 판문점 근처 육로를 통과해 15분 만에 개성 시내에 도착했다. 착공식 문제, 구체적인 공단 부지 조성 계획 등을 이야기했다. 북쪽에서는 착공식과 동시에 개성공업지구법 선포 준비를 위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법률 담당자들과 내각(중앙에 신설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세관 일꾼들이 초보적으로 만나서 토론했다."
―착공식은 언제 하나.
"원래 착공식은 지난해 말이었지만 늦어지고 있다. 아태와 현대는 빨리 하자는 입장이지만 토지공사가 좀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현대는 3월 7∼10일에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북쪽도 남쪽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 첫 행사로 착공식을 서두르자는 입장이다. 현대는 이번 협의에 착공식 행사를 맡을 이벤트 회사 관계자들도 데려 왔다. 토공은 우선 착공 예정인 100만 평에 대한 조성 계획을 구체적으로 완료한 뒤 하자는 의견인데, 착공을 9월께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일단 현대와 토공이 조율해서 우리쪽에 통보해 주도록 요청했다."
―공단의 용수·전력 문제는.
"용수는 개성에서 남쪽으로 20㎞인 임진강과 북쪽으로 같은 거리인 예성강 가운데 한 곳을 전문가가 현지 조사한 뒤 결정할 것이다. 전력은 한전이 공단 인근에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고, 우선 필요한 전기는 한전이 남에서 끌어오기로 했다."
―공단 착공식 후 바로 개성관광이 가능한가.
"개성은 기본이 공업지구이므로 착공 후에 협의해서 방도를 찾을 것이다. 앞으로 관광이 확대되면 새 사업을 꾸려야 할 테지만, 개성은 기본이 문화 유적 관광이고 역사 유적들은 이미 있는 것이니까 문제될 게 없다."
/평양=한기봉기자 kibong@hk.co.kr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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