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동부그룹의 아남반도체 인수와 관련해 뒤늦게 계열사 우회지원 의혹 조사에 나서고, 동부가 아남반도체 지분을 장내 매도키로 한데 대해 "무책임하다"는 투자자들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26일 주식시장에서 아남반도체 주가는 동부그룹 지분 매각 악재 영향으로 2% 이상 떨어지며 전날 9.19% 폭락에 이어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주가 폭락은 동부그룹의 아남반도체 인수과정에서 금융계열사가 9.68% 지분을 획득한 것이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의 아남반도체 지분 가운데 보유한도(5%)를 넘어선 4.68%(581만4,000여주)를 장내 매각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투자자들은 580만주나 되는 엄청난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경우에 야기될 충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지분 매각의 구체적 시기와 방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특히 금감원이 지난해 7월 동부 금융계열사의 아남반도체에 대한 실제 계약과 잔금납입이 이뤄진지 반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뒤늦게 검사에 나서고, 동부가 이에 대응해 전략적 파트너 물색 등 지분 처리 대책 없이 보유지분의 장내 매각이라는 처방을 들고 나온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참여연대의 연이은 대기업의 부당내부거래 등에 대한 의혹 제기와 검찰의 수사에 자극받은 '면피성' 조사와 '소나기 피하기식' 대응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