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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학술연구 분단후 첫 합의 / 남북역사학자 24일 평양서 합의서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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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학술연구 분단후 첫 합의 / 남북역사학자 24일 평양서 합의서 교환

입력
200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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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역사학자들이 분단으로 남북 공동 연구가 불가능해진 이후 처음으로 공동 학술 연구를 진행하기로 24일 공식 합의했다.또 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구성 원칙에 뜻을 모았으며 정기적으로 역사학 학술대회를 열기 위한 공식 대화 통로 마련에도 의견이 접근했다.

'일제의 조선인 강제연행 범죄성에 대한 남북 공동 자료 전시회 및 학술 토론회'를 위해 방북한 강만길 상지대 총장 등 역사학자 10여 명은 북한 학자들과 이날 평양 보통강호텔에서 공동 연구 합의서를 교환했다. 합의서에는 이번 전시·토론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남쪽 강 총장과 북쪽 주진구 조선역사학회 상무위원 겸 조국통일연구원 부원장이 서명했다.

이 합의서에 따라 남북 학자들은 토론회 주제인 일제의 조선인 강제연행 관련 후속 연구를 함께 진행한 뒤 새로 쓴 논문을 모으고, 관련 사진 자료를 덧붙여 내년 초까지 자료집을 낼 계획이다. 공동 연구는 남북 학자들이 마음대로 만나거나 연락할 수 없다는 물리적 한계 때문에 각각 연구를 진행한 뒤 논문과 자료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남북 학자들은 또 역사학 관련 학술 교류를 위해 남북역사학자협의회(가칭)를 각각 구성한다는 원칙에 공감했다. 강 총장은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협의회 구성에 의견이 일치했다"며 "현실적으로 북쪽은 역사관련 학회나 단체가 한데 모이는 형태가 될 것이고 남쪽은 의견을 같이하는 학자 개인이 모여 구성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의 식민지 정책과 수탈을 주제로 한 1, 2차 대회에 이어 남북 역사학자 3차 학술대회를 위한 제안도 쏟아졌다. 학자들은 정례로 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남북 역사학자 대화 통로를 만들자는 데 대부분 공감했다. 3차 학술 대회 주제는 '일제 시기 약탈 문화재 반환 문제' 등 몇 가지 안이 제시됐으며 시기는 추후 결정키로 했다. 북쪽 주진구 부원장은 "시기가 이르지만 8월29일 국치일에 3차 학술 대회를 여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평양=김범수기자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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