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거스 히딩크(57·PSV아인트호벤·사진)감독이 정부측의 섭섭한 대접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25일 오전 숙소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취임식장으로 떠날 승용차를 기다리던 히딩크 감독은 잠시 당황했다. 당초 별도의 승용차를 마련해 자신을 '모실 줄' 알았던 외교통상부가 VIP용 버스를 타고 가라고 권했기 때문. 당초 외교부측이 자신의 에이전트사인 아이디어컨설턴트측에 이번 초청과 관련,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해 당연히 전용 승용차가 준비된 줄 알았다.
섭섭함을 누르고 버스에 타려던 히딩크는 또한번 무안을 당했다. 에이전트측 관계자가 취임식장에 동행하려 하자 외교부측이 이를 저지한 것. 전날 외교부측에서 했던 얘기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지만 동행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26일 축구협회를 방문, 자신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김호곤(52)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과 오해를 풀었다. 김 감독을 직접 찾아가 악수를 청한 히딩크 감독은 기자들을 만나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좋은 계기가 됐고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끼리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며 이해한다"고 말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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