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로 슬픔에 빠진 희생자 유족과 대구 시민들은 25일 취임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건설을 주문했다.계명대 음대에 다니던 조카를 잃은 유족 대표 황교식(黃敎植·48)씨는 "이번 참사는 우리 사회가 안전교육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교육 개혁을 통해 총체적인 안전 불감증에 빠진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 대기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약사 이순우(40)씨는 "노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유족들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고 한 말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사고 없이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대구로 바꿔달라"고 말했다.
남매를 잃고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정경숙(48·여·포항시 죽도동)씨는 "하루라도 빨리 사망자 인정이 이뤄지도록 해줬으면 좋겠다"며 "하염없이 아들과 딸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고통을 서민 대통령이 잘 헤아려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종자 가족인 박경옥(48)씨도 "흔적도 없이 불타버린 딸을 찾아다니는 부모의 심정을 인권 변호사 출신인 노 대통령이 잘 헤아려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주문했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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