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을 향한 검찰의 '칼날'이 대기업 계열사 주가를 쥐락펴락하고 있다.검찰 수사가 SK그룹에 이어 한화그룹으로 옮겨가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삼성·LG·두산 등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자 관련 기업 주가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검찰 수사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기업 내용과 실적이 좋은 종목은 오히려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25일 증시에서는 검찰이 참여연대로부터 분식회계혐의로 고발 당한 한화그룹에 대해 수사에 착수키로 함에 따라 환화 계열주식들이 동반 폭락했다. 한화 계열사 가운데 최고 우량주에 속하는 한화석유화학은 9% 이상 급락했고, 한화와 한화증권도 4∼6% 하락했다.
반면 이미 사법 처리된 SK그룹의 경우 SK(주)가 하락장 속에 보합에 머물고, SK텔레콤도 소폭 떨어지는 등 계열사 주가가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대주주들이 검찰 수사를 의식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소각한 두산도 3.65% 오르며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애널리스트들은 한화의 경우 분식회계 의혹이 이미 주식시장에 노출된 악재인데다 지난해 3월 같은 사안으로 한화 계열사의 유가증권 발행 정지 등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검찰 수사에 따른 주가 약세는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한화석유화학은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합성수지 재료인 PVC(폴리염화비닐)가 주력 제품인데다 석유화학 경기 호조로 올해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라며 "주가 급락은 단기 매수의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검찰의 대기업 조사가 LG, 한화 등으로 확대될 경우 LG화학, LG석유화학, 한화석유화학 등의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SK그룹의 경우 지주회사인 SK(주)만 상대적으로 큰 폭의 주가하락을 보였던 것과 같이 LG그룹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LGCI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커질 수 있겠지만, LG석유화학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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