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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하며 놓지않았던 꿈 오페라 무대에 도전해요"/윤지영 S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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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하며 놓지않았던 꿈 오페라 무대에 도전해요"/윤지영 SBS 아나운서

입력
2003.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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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이 큰 오페라 연기 연습을 한 후 섬세함이 필요한 방송에서 저도 모르게 오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란다니까요."SBS 아나운서 윤지영(30)씨는 요즘 오페라 연습에 여념이 없다. 28일부터 4월6일까지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 무대에 10개의 작은 오페라를 올리는 제 5회 서울소극장오페라축제 중 3월13∼1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서 로라(소프라노) 역을 맡기 때문이다. 24일 대구지하철참사 현장에서 막 올라온 후 바로 대통령 취임식 방송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윤 아나운서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밝고 활달했다.

"로라는 마을의 '퀸카'예요. 투리투와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투리투가 군대를 갔어요. 그 사이에 로라는 마부 알피오와 결혼했고, 투리투는 마을 처녀 산투차를 만나는데 옛 애인을 잊지못해…." 재미있게 설명하는 오페라의 줄거리는 남녀의 삼각관계다. 물론 투리투가 결투 끝에 쓰러지는 비극으로 끝난다. '시골 기사'라는 뜻의 이 단막 오페라는 CF에 자주 쓰여 친숙한 아름다운 선율의 간주곡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흩날리고'로 유명하다.

"연출가 선생님이 제 경우는 노래보다 연기에 중점을 두시는 것 같아서 민망해요. 마을 청년들이 모두 좋아하는 인물 설정에 꽃을 뿌리며 청년들의 관심을 끌고…. 원래 조신하고 얌전한데 이러다가 시집 못 가면 어쩌지요." 그러면서도 SBS 아나운서 가운데 밥을 가장 많이 먹고, 남 두 걸음을 갈 것을 한 걸음에 간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성격 표현 연기는 무대에 올라 봐야 알겠지만 노래는 일단 기대할 만하다. 경원대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지금은 동 대학원에 3학기 째 다니고 있는 정통 성악도다. 성악을 계속할 생각이었으나 1996년 공채 시험에 덜컥 합격해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했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대학원에 진학했다. 띠 동갑인 여동생도 성악을 전공하는 음악 가족이다.

"오페라는 처음이고, 아마추어여서 노래는 잘 못해요"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지난해 11월 연강홀에서 블라디보스토크 방송오케스트라와 함께 우리 가곡과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의 아리아를 부를 때 이 오페라의 예술감독 전창섭씨에게 점찍혔다.

"방송과 음악 둘 다 잘 할 수는 없겠지만 욕심이 난다"는 그는 오페라의 배경인 시칠리아 사람들처럼 열정적 삶을 살고 있다. 평소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하고, 아침방송 때문에 새벽 5시에 출근할 때도 있지만 시간을 쪼개 일주일에 두 번 하루 3∼4시간 노래 연습을 한다. 아직은 연기와 노래를 함께 하는 게 어색하지만 약간 두터운 소리로 리릭 소프라노인 자신의 목소리를 살려 뮤지컬 명성황후 역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 한다. 또 "좋은 가요를 편곡해 음반도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밝혔다. "시간을 아껴가며 하는 일일수록 소중하고 재미있는 것 아닐까요."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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