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 삼성, 두산 등 재벌 오너와 후계자들의 수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4대 재벌인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시각과 '일말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미묘한 분위기다. 지난해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이자 그룹 후계자인 정의선(33·사진) 부사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 시도가 '자의반 타의반' 철회된데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정 부사장은 지난해 6월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와 정 부사장이 최대 주주인 본텍(옛 기아전자)의 합병 추진으로 현대모비스의 2대 주주가 될 수 있었다. 양사가 합병하면 정 부사장은 2대 주주로의 부상은 물론 수백억원대의 시세차익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룹 주가가 떨어지고 국내외 투자자들의 반발이 일자 합병을 포기했다.
합병이 물건너간 뒤 그룹 내에서는 합병 무산으로 경영권 승계 자체가 힘들어졌다는 의견이 우세했으나, 최근 SK 사태와 삼성 오너가(家)에 대한 국세심판원의 결정 등 재벌 개혁 조치가 잇따르자 '합병 포기'를 새롭게 평가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인 정 부사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모비스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으며, 현대자동차 주식도 0% 수준인 6,445주만 보유하고 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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