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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직영급식 도입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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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직영급식 도입 진통

입력
2003.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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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먹거리를 챙기겠다는 데 왜 학교가 막는 겁니까…."중학교 학교급식을 둘러싸고 학부모와 학교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외국어고 진학률이 높다고 소문이 난 서울 목동의 한 중학교는 '직영급식'을 도입하려는 학교운영위원회와 학교장이 계속 대립하다 결국 학부모들이 초빙교장제를 추진하는 데 이르고 있다.

내년에 학교급식을 도입하는 이 학교는 지난해 4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급식 안건이 상정될 때부터 줄곧 '직영급식'을 주장해 왔다. 즉 학교가 직접 영양사를 고용하고 재료를 조달하겠다는 것. 운영위원장 김영식(金永植·42·다물자연학교 교사)씨는 "직영을 하면 급식위탁업체가 챙겨가는 이윤을 아이들에게 투자할 수 있다"며 "수입·가공식품 대신 유기농산물을 쓰고 농촌체험, 환경교육과 연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학부모 1,0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5%가 직영급식에 찬성했다. 현재 학교급식법은 학운위의 의견을 들어 교장이 급식 방식을 결정한다. 이 학교 박모교장은 "교육청이 위탁 원칙을 정했으므로 직영은 힘들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학운위는 "교장이 계속 거부권을 행사하면 운영위원회를 통해 초빙교장을 임명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다른 학교들도 직영급식 도입을 둘러싼 진통을 겪고 있다. 송파구 E중도 직영급식을 하려다 학교장의 반대에 부딪쳤고, 구로구 K중도 직영을 도입하려다 좌절, 위탁급식을 도입했다. O여중은 학운위에서 지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재원마련방안에 고심중이다. 이 학교 지역위원 박경양(朴慶陽·47·참교육학부모회 회장)씨는 "학교측이 외부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도록 직영도입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직영급식을 실시하는 학교는 부산 67.4%, 대전 91% 등으로 전국적으로 60∼90%에 달하지만 유독 서울시에는 전무한 실정. 서울시 안승문(安承文)교육위원은 "위탁 원칙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물증은 없지만교육청과 위탁업체간에 커넥션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직영을 할 경우 학교당 1억2,000여만원의 지원을 해야 하는데 예산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학부모들은 시설자금을 학부모가 공동 출자하고 졸업 후 돌려받는 방법 등의 대안이 있다고 주장한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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