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단체로서 뿐만 아니라 인권단체, 정책제시 단체로 거듭나겠습니다."24일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된 2003년 대한변호사협회 정기 총회에서 42대 회장으로 선출된 박재승(朴在承· 64· 사시13회) 변호사는 앞으로 변협의 역할과 위상을 '인권수호와 정책제기 기능'으로 규정했다.
박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변협은 법률시장 개방 등 직업상의 위기 돌파를 위한 이익 단체 기능만으로는 시대의 요구에 부합할 수 없다"며 "권력의 오·남용을 견제하는 인권수호 기능, 정책과 법률상의 문제점을 찾아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정책수립 기능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국민들의 변호사에 대한 부정적·적대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조직과 인사, 예산 전반에 대한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말해 변협의 위상 변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변호사 업계의 불황 타개는 국민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며 이를 위해서 변호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이 선행 돼야 한다고 박 회장은 설명했다.
박 회장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길은 기준 없는 사면권 남용 등 권력층에게 우호적인 법체계를 근본적으로 국민을 위한 법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새로 선출된 8명의 변협 상임이사 중 최초로 민변 소속 변호사가 4명이 포함돼 변호사 업계에서도 '개혁적 성향'인사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반증했다. 변협 새 집행부는 부 회장에 박태범(朴泰範·서울) 오영권(吳永權·대전) 김인수(金仁銖·대구) 손제복(孫濟卜·부산) 차종선(전주) 변호사 등 5명, 상임이사에는 김주원(金周元·총무) 유남영(柳南榮·재무) 김갑배(金甲培·법제) 박영립(朴永立·인권) 도두형(陶斗亨·공보) 변호사 등으로 구성됐다.
박 회장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광주고,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73년부터 81년까지 서울 형사지법, 서울지법 남부지원 등에서 판사 생활을 했다. 변호사 개업 후에는 한겨레 통일 문화재단 감사, 제주 4·3사건 진상조사 명예회복 위원 등을 맡았으며 지난 2년 간 서울지방변호사 협회 회장직을 역임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사진 배우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