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내각 인선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고 건(高 建) 총리 지명자,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 내정자 등과의 협의를 거친 뒤 총리 인준안이 통과되면 26일께 조각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인선 내용이 알려지면서 일부 부처에서 반발이 일어나는 등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경제 부처
경제부총리로는 김진표(金振杓) 국무조정실장의 발탁이 굳어진 상태다. 행시 13회인 김 실장이 내정됨으로써 경제부처 전반의 인선구도가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교통부 장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거명되던 최종찬(崔鍾璨·행시 10회)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등이 배제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차관급 등 현재 경제관료의 대폭적인 물갈이도 불가피하다. 김 실장과 막판까지 경합하던 장승우(張丞玗) 기획예산처 장관은 위상이 강화될 국무조정실장에 낙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원부 장관은 오영교(吳盈敎) KOTRA 사장이 유력한 가운데 임내규(林來圭) 현 차관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기획예산처 장관에는 최종찬 전 수석의 탈락에 따라 박봉흠(朴奉欽) 현 차관이 유력해졌다.
건설교통부 장관은 추병직(秋秉直) 현 차관이 유력하고 정보통신부 장관에는 안문석(安文錫) 고려대 교수와 김홍기(金弘基) 전 삼성SDS사장의 양파전으로 압축됐다. 해양수산부 장관은 노 대통령이 김두관(金斗官) 전 남해군수를 행자부 장관으로 낙점함에 따라 유정석(柳正錫) 현 차관이 유력하며 박봉흠 차관이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농림부 장관에는 김영진(金泳鎭) 민주당 의원이 급부상한 가운데 안종운(安鍾云) 현 차관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과학기술부 장관은 박호군(朴虎君) KIST 원장과 황우석(黃禹錫) 서울농대 교수가 치열하게 경합중이다. 금융감독위원장은 장하성(張夏成) 고려대 교수, 공정거래위원장은 강철규(姜哲圭) 부패방지위원장과 김병일(金炳日) 전 부위원장이 거명되나 모두 조각 이후로 인선이 미뤄질 전망이다.
통일·외교 부처
통일부 장관은 정세현(丁世鉉) 현 장관의 유임이 점쳐지고 있으나, 대북비밀지원사건 등 전 정권의 '부채'가 부담이며, 주일대사를 지낸 최상룡(崔相龍) 고려대 교수가 대안으로 비중있게 거론된다. 외교통상부 장관은 윤영관(尹永寬)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가 낙점된 상태라고 핵심 관계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행정경력이 없고 비교적 젊다는 점 때문에 외교관료를 장악할 수 있을 지 의문부호가 따른다.
국방부 장관은 김재창(金在昌)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탈락한 뒤 조영길(曺永吉) 전 합참의장과 이남신(李南信) 현 합참의장이 경합 중이나 갑종출신인 조 전 의장이 우세하다.
사회·문화 부처
막판 구도변화와 진통이 극심하다. 교육부총리는 전성은(全聖恩) 샛별중학교 교장을 제치고 윤덕홍(尹德弘) 대구대 총장이 부상했으나 본인이 고사해 오명(吳明) 아주대 총장이 유력해지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경우 최병모(崔炳模) 전 옷로비 특검과 강금실(康錦實) 민변 부회장, 강원일(姜原一) 전 파업유도 특검의 치열한 경합이 있었으나 강 부회장을 기용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법무부를 검찰에서 떼어내 '문민화'하겠다는 취지를 이해하면 나이와 고시 횟수를 이유로 검찰이 반발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초 원혜영(元惠榮) 부천시장이 유력했던 행자부 장관은 막판에 김두관 전 남해군수가 내정됐다. 원 시장의 경우 그를 시장으로 뽑은 민의를 존중하겠다는 뜻이 작용했고, 김 전 군수는 '영남권의 스타 정치인'으로 키우겠다는 게 노 대통령의 뜻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 장관은 김용익(金容益) 서울대 교수의 고사에 따라 김화중(金花中) 민주당 의원의 기용이 유력해졌다. 김 의원은 의원 입각 1 순위로 꼽힌다. 환경부 장관은 이미경(李美卿) 민주당 의원과 이만의(李萬儀) 현 차관이 경합중이다. 노동부 장관은 여전히 복수의 후보군이 각축중이다. 노 대통령측은 이창동(李滄東) 감독에게 문화관광부 장관직을 제의했고, 이 감독도 이를 승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金秉俊)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정부혁신추진위원장을 맡아 정부조직에 대한 대수술 작업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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