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외국인도 어학·컴퓨터 등 직장인 재교육 차원의 학원을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또 일정 자격을 갖춘 외국인 의사에게 국내 의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부여된다.재정경제부는 최근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와 실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도하개발아젠다(DDA) 1차 서비스시장 개방 양허안' 시안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정부는 이 시안을 토대로 3월 3∼7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위원회'에서 개방 요청국들과 회담을 가진 뒤 3월 말 국무회의를 열어 양허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그러나 외국계 병원의 국내 진출 국산영화 의무상영 규정(스크린 쿼터제) 폐지 외국 대학의 한국 분교 설치 등 그동안 쟁점이 됐던 핵심 사항들은 이번 양허안에서 제외했다.
교육 분야는 직장인 대상의 영어·중국어·일어 등 외국어 학원과 컴퓨터 등 전문기술을 다루는 재교육 차원의 사설학원 설립이 허용된다. 외국 대학이 국내에 분교를 설립하는 방안은 허용하지 않되,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마련된 경제자유구역(송도·광양 등)은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내법으로 인정 받은 학교법인만 대학 설립이 가능한 현행 규정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의료 분야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해외 의대 졸업생'에 한해 국내 의사 자격시험 응시를 허용하되, 해외 의료기관이 영리 목적의 병원을 설립하는 행위는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국이 거세게 요구하고 있는 중의학(中醫學) 개방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시청각 분야의 최대 쟁점인 연간 146일로 규정된 국산영화 의무상영 규정도 그대로 유지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스크린 쿼터제는 외국영화를 차별한다는 논란에도 불구, 그동안 국내 영화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미국이 다자간 협상이 아닌 한·미 투자협정을 통해 스크린 쿼터제를 해결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어 이번에 개방 요청을 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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