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사에는 "KT&G가 도대체 뭐 하는 회사냐"라고 묻는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온다. 심지어 "KT의 자회사가 맞느냐"라고 물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 회사가 최근 일간지에 게재한 이미지 광고를 보고 궁금증이 생긴 탓이다. 광고만 보면 KT&G(Korea Tomorrow and Global)가 무슨 회사인지 도무지 감을 잡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KT&G는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새 회사명이다. 정부지분 매각이 끝남에 따라 지난해 말 임시 주총에서 기존 영문명인 KT&G(Korea Tobacco and Ginseng)로 사명을 바꿨지만, 금연 열풍으로 담배에 대한 혐오감이 갈수록 심해지자 불과 두 달 만에 이름을 다시 바꾼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이미지통합(CI)작업이 다소 늦어졌을 뿐, 사명을 바꾸기 위해 1년 이상 고민해 왔다"면서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해로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직원들이 마녀사냥에 가까운 사회적 질시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담배 소비자들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담배'라는 단어를 사명에서 지우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회사의 정체성까지 숨기는 것은 이미지 개선을 넘어 소비자를 오도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KT&G는 1999년 1월 산하 인삼사업본부가 한국인삼공사로 분리된 이후에도 '한국담배공사' 대신 '한국담배인삼공사'라는 명칭을 계속 쓰겠다고 고집한 전력이 있다. 토바코(Tobacco)가 사라진 KT&G의 등장으로 1899년 궁내성 내장원에서 출발해 전매청, 전매공사, 담배인삼공사를 거치며 담배를 정부가 전매하던 제도는 역사 속으로 확실히 사라지게 됐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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