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청소년의 40% 이상이 중·고교생이라는 보도를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교복을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전화방으로 가서 몸을 흥정하고 수사관 앞에서 용돈이 필요해서 몸을 팔았다고 당당히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경찰 공무원이기에 앞서 부모로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라도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우선 성 수치심을 무디게 하고 성을 상품화하는 인터넷 사이트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여야 한다. 청소년 성매매의 급속한 확산 시기와 한국 인터넷 산업의 급성장 시기는 일치하고 있다. 인터넷 산업 육성은 바람직하지만 부작용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성인 사이트에 청소년이 접속하지 못하게 하는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청소년에게 허영과 과소비를 부추기지 말아야 한다. 청소년 성매매 사범으로 경찰에 인계된 여학생들의 상당수가 용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를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우상시하는 인기 연예인의 머리 모양, 옷, 신발 등을 따라 하고 싶어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들 사회에서 '왕따'가 되고 있다. 사춘기 청소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에게 인생의 진정한 가치와 미덕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야 한다.
셋째, 성매매 방지법을 하루빨리 제정하고 성매매 청소년 교화 시설을 설립해야 한다. 성매매 청소년의 대다수를 훈방해온 관행도 재고해야 한다고 본다. 차라리 대안학교에 성매매 청소년을 입교시켜 교육을 실시한 후 가정으로 보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국내 윤락업 시장규모가 연간 농·어촌 총 매출액과 맞먹는 44조원이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의 윤락국가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더불어 퇴폐· 향락의 번창은 국가의 흥망과 연결된다는 걱정이 앞선다.
주 상 룡 서울서부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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