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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눈길끄는 강사 이색적인 강의 "개강이여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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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눈길끄는 강사 이색적인 강의 "개강이여 오라"

입력
2003.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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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을 믿으십니까." 유명한 점집 광고가 아니라 이화여대의 한 교양강좌 이름이다. 다음 주 대학 개강과 함께 석학, 사회적 명사(名士)의 명강과 이색적인 강의 등이 줄지어있어 학생들이 기대로 들뜨고 있다.이색강사·이색교수

지난해 연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엽기 시험'의 주인공인 전 경북대 미대 강사 정효찬(32)씨가 이번 학기에는 한양대를 술렁이게 할 전망이다. 지난 학기 키스, 문신, 화투 등을 소재로 시험문제를 만들었다가 대학측으로부터 '퇴출'당했던 정씨. 한양대는 이례적으로 그를 교통비까지 지급하며 영입했다. 정씨가 맡을 강의는 교양강의 '유쾌한 이노베이션'. 지난 학기는 '미술의 이해' 였지만 이번 강의는 예술전반과 연관된 강의로 만화, 패러디 작품 등을 다룬다. 200명 한도인 정씨의 두 강좌는 개설된 지 불과 1,2분만에 마감이 됐다.

고려대에는 7년만에 강단에 서는 '간첩 깐수' 정수일(70)전 단국대 교수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0년 8·15특사로 출소한 정씨가 한 학기동안 정규강의를 맡는 것은 처음. 서양사학과에서 자신의 저서 '이슬람문명'으로 '서양사특강II' 강의를 맡는다. 남북을 통틀어 이슬람 문명교류사에 권위를 인정받은 정씨는 TV강의와 이슬람 관련 사전편찬을 하는 바쁜 와중에도 강의를 맡았다.

여류 바둑 기사 남치형 초단(28)은 올 봄부터 명지대 바둑학과의 전임강사로 활동한다. 4년 전 초빙 강의를 맡을 때만해도 '언니로도 불리고 선생님으로도 불렸던' 남초단은 신학기 어엿한 20대 '교수님'이 된 것. 학부에서 '바둑문화론'과 '포석의 원리', 대학원에서 '바둑사' 등 3강좌를 강의한다. 영문학교수, 법관 등 많은 꿈을 접고 바둑인이 되었던 남초단은 바둑학과 정식교수로 임용돼 '바둑학 정착'을 일생의 화두로 삼게 됐다.

이밖에도 전 KBS앵커 출신 신은경(45)씨는 안양 한세대 미디어 영상학부 전임교수로 임용돼 방송과목 교과목을 맡고 인하대 겸임교수가 된 시인 하재봉(46)씨는 '영화의 이해'를 강의한다. 국악인 황병기(73)씨도 연세대 특별초빙교수로 '한국전통음악의 이해' 강의를 계속하는 등 현장에서 학교로 뛰어든 각계 명사(名士)들은 이번 학기에도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색강좌들

'∼개론', '∼의 이해' 등 천편일률적인 교양 과목 대신 특이한 강좌명을 지닌 강의도 생겨나고 있다. 학부제 실시로 느슨해진 교수와 학생의 결속을 강화하고 토론과 발표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을 위해 각 학교들이 앞 다투어 '형식파괴'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신입생 필수의 소규모 세미나 코스를 운영중인 연세대는 '정치와 배낭강좌'란 강의를 마련했다. 한 조 3,4명의 학생들이 '세계의 수도'나 '오페라'등의 테마를 정한 뒤 여행코스를 직접 개발, 여름방학 기간에 30일간 직접 해외여행을 떠나는 강좌다.

대학내 각 건물의 역사적 유례를 알아보고 대학가의 만연된 소비문화에 대해 반성해 보는 '캠퍼스 탐방 및 학교주변 명소 만들기', TV토크쇼의 형식을 강의실로 그대로 옮긴 '100분 토크쇼'도 이색적이다. 이화여대의 경우 궁합에 대한 각 세대별 반응을 조사하고 궁합의 비과학성을 성찰하게 하는 '궁합을 믿으십니까'를 비롯, '체중조절 이야기' 등의 교양강좌를 개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밖에도 세계 각국 주류의 특색을 알아보고 대학의 무절제한 음주문화를 비판하는 중앙대의 '명주와 주도', 벤처 창업자들을 초빙해 성공과 실패담을 듣는 인하대의 '창업학 특강' , 국제감각을 익히는 숙명여대의 '글로벌 매너스'등의 강의도 이색적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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