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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시대 개막/청와대 어떻게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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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시대 개막/청와대 어떻게 달라지나

입력
2003.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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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청와대는 기능과 운영 방식면에서 이전 정부와 크게 다르다.형식상으로는 민주당 정권의 계속이지만 내용 면에선 사실상 정권 교체에 버금가는 변화와 탈바꿈을 시도한다. 과감한 개방과 비서실 공간의 혁신적 재배치, 정책 중심의 토론문화 정착 등이 구체적인 골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열린 청와대, 정책과 토론의 청와대가 기본 컨셉"이라고 말했다.

우선 노 대통령은 청와대 직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보좌기능과 정책기능을 분리해 정책실을 신설했다. 청와대를 국정 개혁 과제 추진의 심장부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이전에 비해 정책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장관급의 정책실장은 정책수석과 국정과제 태스크포스팀을 이끌면서 각종 정책을 기획·조정하는 지휘관 역할을 하게 된다.

이전의 수석비서관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미국식의 보좌관제를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장관급의 국가안보보좌관은 외교·국방보좌관을 지휘하며 국가안보보장회의(NSC)도 사실상 관장하는 막후 조정자 역할을 맡게 된다. 헌법기구인 NSC의 기능과 조직도 대폭 확대될 예정이어서 외교·통일·안보 분야 정책 결정 시스템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청와대의 일하는 공간도 크게 달라진다. 지금은 대통령과 별도 건물을 쓰고 있는 비서실 대부분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으로 이동한다.

대통령과 비서진이 언제든 만나 토론하며 함께 일하는 미국 백악관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대통령이 비서실과 500m 이상 떨어져 있는 기존 상황에서는 대통령과 비서진간 원활한 정보·의사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다수였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집무공간은 기존의 소집무실과 집무실 등 70평 내외로 축소되고 집현실 등 본관 2층의 나머지 공간에는 비서실장과 국가안보보좌관실, 국정상황실 등이 들어선다. 또 행사장으로 쓰이던 본관1층도 6월까지 보좌관과 나머지 수석들을 위한 사무실로 개조된다. 경호상 이유로 분리됐던 대통령과 비서진의 이동통로도 하나로 통합된다. "엄숙함보다는 자유로운 토론을, 권위보다는 효율을, 권력자 보다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을 추구하겠다는 의도"라는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와 국민의 가교 역할을 맡을 기자실 운영시스템도 폐쇄·제한형에서 개방형 등록제로 바뀐다. 국내외 모든 온·오프라인 언론기관의 출입을 허용, 취재의 개방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매일 두 차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을 하고 K―TV와 아리랑TV 등을 통해 생중계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춘추관 1층 기자실에 있던 언론사별 고정 부스가 없어지고 춘추관 2층도 브리핑 및 기사 작성실로 바꾼다.

반면 청와대 비서실의 본관 이전에 따라 비서실에 대한 접근취재가 금지되는 대신 사전허가제가 실시된다. 이 때문에 취재 개방의 취지가 상당부분 탈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반인이 쉽게 청와대에 접근할 수 있도록 견학코스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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