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지건길)이 행방을 알 수 없는 문화재의 소재 확인과 미등록 소장 문화재의 관련 기록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문서 기록은 있지만 소장처를 알 수 없는 사리(舍利) 관련 유물이 25건이나 있고, 수장고에 보관돼 있는데도 관련 기록이 없어 등록하지 못하고 있는 문화재가 100여 점에 이른다.중앙박물관이 이처럼 부산을 떠는 것은 최근 행방 불명 소동을 빚은 유물이 수장고에서 깨끗한 모습으로 발견됐기 때문. 1966년 경남 창녕군 술정리 동(東) 3층 석탑(국보 34호) 해체·복원 당시 발견된 사리용구의 소재를 알 수 없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중앙박물관은 "당시 문화재관리국으로부터 전달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문제의 유물을 수장고에서 찾아내 공개했다. 이를 두고 중앙박물관은 "69년 문화재관리국으로부터 유물을 넘겨받을 때 관련 서류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등록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한 후 관계 직원 15명을 동원해 '문제' 유물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찾고 있는 유물은 1991년 중앙박물관이 작성한 한국 사리장엄구 유물목록에 소장처가 기록되지 않은 사리유구 29건 중 25건. 소동을 빚은 술정리 사리구도 이 중 하나로 미등록 상태로 보관돼 있었다. 나머지 3건은 옛 문헌에만 나오고 존재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0년에 펴낸 '감은사지 동(東)3층석탑 사리장엄' 보고서에서 소재를 알 수 없는 사리구가 이 외에도 30여건이 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가 불분명해 등록 대기 중인 유물 100여 점의 기록 확인도 이뤄지고 있다. 이건무 학예연구실장은 "대부분 국가에 귀속됐다가 넘어 온 것으로 신고인이 불분명하고 관련 서류가 없다"며 "문화재청 협조를 받아 근거자료를 찾아내고, 근거가 없을 경우 임시등록번호를 붙여서라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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