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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칼로 새긴 격랑의 中현대사 /국립현대미술관 "중국 현대 목판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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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칼로 새긴 격랑의 中현대사 /국립현대미술관 "중국 현대 목판화"전

입력
2003.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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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국 현대사를 목판화로 보여주는 전시회가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 첫 전시로 5월5일까지 열리고 있다. '중국 현대 목판화: 혁명에서 개방까지 1945∼1998' 전에 나온 101점의 목판화에는 일제 패망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 문화혁명과 개혁·개방기까지의 역사적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목판화는 중국에서 혁명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간편하고 효과적인 수단이자, 미술의 양식적 규범을 이끈 매체였다. 1980년대 한국 미술을 대표한 민중미술이 오윤 등 목판화 작가에 의해 선도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보는 이에게 곧바로 와 닿는 거친 듯 힘찬 칼질, 선명한 구도와 색채의 대비는 목판화만의 특장이다.

중국 인민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꼽히는 자오옌니안(趙延年)을 비롯, 고려 팔만대장경을 인쇄한 동양전통 기법인 수인(水印) 판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황페이모(黃丕謨), 항일 선전판화에서 예술적 풍경화에 이르기까지 중국 현대 목판화의 산 역사로 꼽히는 왕치(王琦) 등 대표적 작가의 작품이 모두 나와 있다.

자오옌니안은 루쉰(魯迅)의 소설 '아큐정전(阿Q正傳)'의 주인공 모습을 목판화로 새겼다. 중국인들 스스로가 근대 중국인의 슬픈 자화상으로 여기는 아큐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 내면과 욕망을 섬뜩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크레인을 독수리로 은유한 송언후(宋恩厚)의 1981년 작 '독수리가 창공을 공격하다'에서는 경제적 개혁의 이념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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