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와 관련, 1080호 전동차내 시신이 당초 79구에서 크게 늘어난 것은 전체 시신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몇 가지 의문이 풀리면서 가능해졌다.국과수 관계자는 24일 "시신 수습작업이 절반이 넘어선 23일 밤 전동차 내에 몇 구의 시신이 있는지를 추정할 수 있는 새 기법을 발견했다"며 "이를 근거로 전체 시신이 140∼150구, 최대 160구까지 발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법은 산불이 난 잿더미 속에서 몇 그루의 나무가 탄 흔적인지를 추정하는 방법과 비슷한 원리다. 그루터기와 나무 꼭대기 위치를 파악하면 나무가 쓰러진 방향을 추정할 수 있듯 머리-척추 등 유골의 위치를 근거로 죽기 직전의 사람 위치를 역 추정, 겹겹이 쌓인 잿더미에 몇 구의 시신이 들어있는지를 파악한다. 여기에다 전동차 내부를 시신과 잔해물의 양에 따라 16∼48개 구획으로 나눈 뒤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는 시신과 실제 발굴 과정에서 나오는 시신의 격차를 계산,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게 됐다.
국과수 관계자는 "시신 한 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6호차 창가 옆 한 구획(1갽1.3m)에서 10시간 작업 끝에 시신 8구를 발견하면서 이 노하우를 터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전자(DNA) 감식을 통해서도 식별할 수 없는 시신이 많아 실종자 신원 파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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