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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大 졸업 이색인물 2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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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大 졸업 이색인물 2題

입력
2003.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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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두번 바뀌고 졸업하네요" 공군 준위 윤장오씨 22년만에 학사모"제가 방송대에 입학할 당시 유치원에 다니던 아들이 지금은 대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현역 공군 준위가 방송통신대학에 입학한 지 22년 만에 값진 학사모를 썼다. 충북 충주시 공군 제 19전투비행단 정비대대 윤장오(53·사진) 준위는 31세 때인 1981년 방송대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1970년 공군에 몸을 담은 그는 밤낮은 물론 휴일도 없는 항공기 정비 지원 업무로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어 결국 2년 만에 휴학했다.

윤 준위는 1999년 일부 학점만을 이수하고 휴학 중인 학생들에게 재입학이 허용된다는 공고를 보고 다시 학업에 도전했다. 17년 전에 이수했던 35학점을 인정 받았고 부족한 학점을 메우기 위해 계절학기를 선택, 청주까지 왕복하면서 지난 해 1학기까지 공부를 계속해 부족한 모든 학점을 땄으며 논문까지 통과, 22일 감격의 졸업을 하게 됐다. 그가 처음 방송대에 입학할 당시 걸음마를 배우던 딸(25)도 대학생이 됐다.

■"글 모르던 설움 이제야 마침표" 78세 민종식씨 최고령 학습상 "영예"

"일제시대부터 목말랐던 한글에 대한 갈증이 이제야 풀리는 것 같습니다."

2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최고령자부문 평생학습상을 받은 민종식(78·국문학과) 할머니는 어린시절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배울 수 없었던 설움이 이제야 모두 풀리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1936년 소학교에 입학한 민씨는 교실에서 한글을 가르치기는커녕 우리말을 쓰는 것조차 금지해 학창시절 내내 답답한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읽고 쓰는 법만 겨우 익혀 소학교를 졸업한 민씨는 이듬해 시집을 가게 됐고 농사일과 집안살림을 하며 4남매를 키우느라 책을 볼 수 없었지만 언젠가는 제대로 국어를 배워보겠다는 생각에 아이들의 국어교과서만은 차곡차곡 모아왔다.

1990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손자들의 어깨너머로 국어책을 보다 용기를 내 65세의 나이에 중학교 과정에 입학한 뒤 실업고교과정을 거쳐 이날 국문학사학위를 받은 그는 "앞으로도 공부를 더 하고 싶다"며 향학의지를 밝혔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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