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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민주 대표 전격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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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민주 대표 전격사퇴

입력
2003.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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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23일 대표직을 전격 사퇴했다.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롭게 등장한 역사의 주역들에게 당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대표직을 사퇴한다"며 "이를 계기로 당내 분열과 갈등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표직은 당헌에 따라 지난 해 4월 경선에서 2위를 한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이 승계했다. 한 대표의 사퇴로 지도체제 등 민주당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그의 퇴장은 DJ 정부 권력의 근간이었던 동교동계의 2선 퇴진,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와 가까운 신주류의 당 장악 등 여권 권력 지형의 변동을 뜻한다.

한 대표 사퇴 배경과 의미

한 대표는 노 당선자 취임 전 사퇴라는 자신의 대국민 약속과 지난 해 12월 노 당선자에게 한 취임 전 지도부 개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표직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또 신주류측이 자신의 거취를 당 개혁 문제와 연계, 마치 대표직 유지가 당 개혁의 걸림돌인 것처럼 국민에게 인식되고 있는 상황도 부담이 된 듯하다. "권력을 쥔 이상 고건(高建) 총리후보자 인준, 특검법 처리 등 현안도 신주류가 책임지라"는 메시지도 읽혀진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당대회에서 직선으로 선출된 대표가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10개월만에 물러남으로써 당정분리의 원칙이 훼손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선 이후 신주류측의 사퇴 압력을 받아 온 한 대표는 올 해 들어 몇 차례 사퇴 회견을 가지려 했으나 구주류측의 만류로 마음을 접었다가 이날 실행에 옮겼다.

지도부구성 개혁안 처리 전망

새 대표가 된 정대철 최고위원은 신주류 핵심이어서 자동적으로 당권이 구주류에서 신주류로 넘어가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는 당헌상으로는 내년 정기전당대회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27일로 예정된 당무회의 결과에 따라 '4일 천하'에 머무를 개연성이 충분하다. 신주류가 27일 회의에서 지도체제 개편을 포함한 당 개혁안을 통과시킨 뒤 임시 지도부를 구성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 대표와 신주류 좌장인 김원기(金元基) 고문은 이날 한 대표 사퇴 직후 회동,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단의 동반사퇴 여부를 논의키로 했다. 김 고문은 "구주류측 지도부가 모두 알아서 동반 사퇴해주면 27일 회의에서 개혁안이 쉽게 통과돼 3월 초 임시지도부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주류측 한 관계자도 "새 지도부를 뽑는 8월 전당대회 전까지 중립적인 인사들로 임시지도부를 구성, 8월 전대 준비 및 당 개혁 작업을 맡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주류측 일부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를 당무회의에서 바꿀 수 없다"며 버티고 있어 조정 여부가 주목된다.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은 이날 "당원 상대 여론조사 결과 현 지도부 유임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신주류측 일각에선 정 대표 체제로 당분간 당을 운영하되 3월 말 또는 4월 초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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