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 내외가 퇴임과 함께 기거하게 될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는 휴일인 23일 주방기구 반입, 청와대 경호실 요원들의 현장답사 등 입주 준비로 부산했다. 사저는 지난해 말 신축된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건평 199평으로 연세대가 인수한 '김대중 도서관'(구 아태평화재단)건물과 맞닿아 있다.8년만에 동교동으로 돌아오는 김 대통령 내외를 맞이하는 이웃 주민들의 반응은 차분했다. 사저 앞에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5년 동안의 업적에 감사드립니다-동교동 주민 일동'이라고 쓰여진 플래카드 두 장이 걸려있을 뿐이다.
24일 오후 김 대통령 내외가 입주하면서 열리는 환영행사도 초등학생들의 꽃다발 전달등 만으로 소박하게 치러진다. 풍물패 공연이 예정돼 있었으나 '대구지하철 참사'이후 취소됐다. 주민들은 남북정상회담, 노벨평화상 수상 등 화려한 영광에도 불구하고 두 아들의 구속 등으로 고초를 겪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보였다. 15년째 인근에서 슈퍼를 하고 있는 한 주민은 "자식 때문에 고생하신 점이 안타깝지만 선생님이 하신 일은 시간이 지나면 제대로 평가가 될 것"이라며 "이제 푹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내외를 청와대로 보내는 서울 종로구 명륜동 주민들도 아쉬움과 함께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22년째 동네 입구에서 장판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종옥(崔鍾玉·48)씨는 "정들자 이별이라 섭섭하지만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5년 뒤에 국민들의 찬사를 받으며 물러날 수 있도록 잘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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