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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일임 랩어카운트 내달 허용 / 투자 고민? 맡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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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일임 랩어카운트 내달 허용 / 투자 고민? 맡겨보세요

입력
2003.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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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굴려주세요." 일반 투자자가 자신의 자산을 증권사에 모두 맡겨 종합적인 운용을 의뢰하는 '일임형랩어카운트(Wrap Account)' 가 이르면 내달부터 허용될 전망이어서 증권·은행간 고액 자산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나 웰스 매니저먼트(WM)라는 이름의 랩어카운트 상품은 주로 고객에게 투자 자문과 상품 상담·추천을 해주는 데 머물렀으나 앞으로는 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증권사 전문가에게 주식·채권 등에 관한 자산관리·운용을 맡기는 '맞춤형 금융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다.은행권의 프라이빗 뱅킹(PB)과 비슷한 개념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 상품인 랩어카운트는 사실 2년 전부터 허용돼 왔으나 그동안 '자문형'에 머물러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처음 랩어카운트에 가입할 때 예탁금이 1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30% 이상 고위험 채권을 의무적으로 편입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있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주로 거액 자산가의 성향에 맞춰 은행상품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소개하거나 수수료를 받고 자산배분 및 운용상담, 사업승계, 재산상속 등에 대한 법률 및 세무 컨설팅을 제공하는 데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대해 직접 주식투자를 허용해주고, 최소 예탁금 조건과 고 위험 채권 의무 편입 등 투자 일임업의 업무대상 제한을 폐지하는 증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 증권업협회가 자세한 운용기준을 마련하면 곧바로 시행된다.

증권사들은 3월에는 구체적인 운용규칙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늦어도 4월까지는 도입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LG투자증권 김남형 금융상품기획팀장은 "수익증권은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수탁고의 10% 이상을 사들일 수 없지만 일임형 랩은 종목당 편입비중 제약이 없어 고객 성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증권사로서는 그동안 금전신탁·부동산신탁 등 은행권의 다양한 상품에 치여온 자산운용 업무를 따라잡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온 삼성증권의 'Fn아너스클럽'이 1조7,000억원의 수탁고를 올리며 평정을 해왔지만 일임형 랩이 도입되면 LG투자증권의 '와이즈 랩'과 대우증권의 '플랜마스터', 현대증권의 '유 퍼스트 멤버스'도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다가갈 태세다. 이들 증권사들은 올들어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운용인력 스카우트 및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개발 등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일임형 랩어카운트를 허용하면서 증권사가 고객 자산을 헤지펀드와 자문사등 외부에 위탁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고객이 원해도 예금·보험·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를 막고있어 고객 자산관리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고객 입장에서 보면 국내 4대 증권사의 랩어카운트 상품은 내용과 서비스가 거의 비슷하다. 과거의 수익률 비교 자료도 별로 없고, 해당 증권사 나름대로의 노하우나 기법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편이다.

삼성증권 웰스메니지먼트 기획팀 우성민 과장은 "일임형랩어카운트는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위험관리를 보다 철저하게 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의 자산 운용현황과 성적표를 투명하게 조회할 수 있는 만큼 1∼2년 정도 지나면 증권사별 노하우에 따른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 랩어카운트

'포장하다(Wrap)'와 '계좌(Account)'의 합성어. 고객의 돈을 불리기 위해 여러 투자수단을 동원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증권사 자산관리사(Financial Planner)가 일정 수수료를 받고 고객의 자산규모·투자성향 등을 분석해 주식 채권 등 각종 금융상품에 일정 비율로 투자하도록 도와주거나(자문형) 고객 자산을 직접 위탁받아(일임형) 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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