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의 잇단 예금금리 인하로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은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릴 예정이어서 가계 자금난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CD(양도성예금증서) 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평균 CD 금리에 붙는 가산금리를 1.6%에서 1.7%로 0.1%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가산금리가 인상될 경우 주택담보 대출금리는 현행 6.14%(21일 현재)에서 6.24%로 높아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보다 0.3%포인트 정도 낮은 저금리로 운용을 하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져 금리인상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24일부터 신용대출 금리를 최고 2%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현재 신용이 좋은 우량고객을 VIP 최우수 우수 우대 등 4등급으로 나눠 8.0∼11.0%를 적용해온 신용대출 금리를 40등급으로 세분화해 최고 2%포인트까지 올리기로 한 것. 우대고객의 경우 현행 11.0∼11.2%에서 11.0∼13.2%로 신용대출 금리가 인상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인상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시장 실세금리가 지난해 말 연 6.5%에서 현재 6.1%로 크게 떨어져 금리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평균 CD 금리에 붙는 현행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 1.57%를 소폭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도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소폭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경쟁이 심해지면서 예대마진이 대폭 축소됐다"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행 1.7%의 가산금리를 소폭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이 이처럼 대출금리를 인상하려는 것은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가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손쉬운 금리조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은행들이 적정한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예금금리는 경쟁적으로 인하하면서 대출금리를 인상하려는 것은 서민가계의 자금난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관명기자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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