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1일로 고 건(高 建)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25일 본회의를 열어 총리 인준안을 처리한다.여야 모두 인준안에 대해 '힘겨운 가결' 쪽을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분위기다. 청문회 결과 한나라당 내부에 회의적 분위기가 확산되고는 있지만,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라는 변수가 돌출한 데다 같은 날 본회의에서 특검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대구 참사 변수를 심각하게 의식하고 있다. 총리 인준안을 부결시킬 경우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각료 제청이 물거품 되고, 결국 국정공백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고 후보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던 '국민 속으로' 소속 개혁파 의원들 마저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부영(李富榮) 의원은 "고 후보자가 자질과 소신 측면에서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대구 참사 때문에 고민 중"이라며 "'국민 속으로' 의원들은 내키지 않겠지만 찬성 표를 던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 출신의 한 의원은 "당일 의원총회 분위기가 관건"이라면서도 "자유투표가 이뤄질 경우 우리 당 소속 의원(151명) 중 절반 정도만 찬성 표를 던지면 인준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리 인준안과 함께 상정되는 특검 법안 처리 문제도 관건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2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특검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25일 총리 인준안을 표결하자는 입장을 민주당에 제의키로 했다.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의사결정 변경동의안'을 제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 법안을 먼저 처리할 방침이어서 여야간에 막판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문회를 마친 뒤 "분위기가 나빠지고 있다"(오세훈·吳世勳의원) "급속히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이방호·李方鎬의원)는 등 한나라당 내부에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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