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 / 목요일은 어디로 가는 걸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 / 목요일은 어디로 가는 걸까

입력
2003.02.22 00:00
0 0

제닌 브라이언 지음, 스티븐 마이클 킹 그림·이상희 옮김·국민서관·4∼6세·8,000원"엄마, 어제를 다시 돌려주세요"라고 아이가 어느날 떼를 쓸 때의 난감함이란. 해가 뜨면 오늘이 시작되고 달이 뜨면 저물어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기란 쉽지가 않다. 너댓 살 무렵이면 아이들을 비로소 어제의 일을 기억해 내게 되고, 처음으로 접하는 고차원적 시간 개념에 헷갈리기 시작한다.

'목요일은 어디로 가는 걸까'는 조그마한 눈에 맨들맨들한 돌멩이처럼 귀여운 코를 지닌 아기 곰 스플로지가 시간 개념에 대해 눈뜨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느 목요일 멋진 생일 파티를 보낸 후 스플로지는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내 생일 목요일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목요일은 생일 케이크처럼 동그랗게 생겼는지, 촛불처럼 환하게 빛나는지, 풍선처럼 행복하게 해 주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대상이다. 졸졸졸 흘러가는 강물도, 퍼더덕 날아오르는 올빼미도, 호숫가 은빛 물줄기도 "네가 목요일이니?"라고 묻는 스플로지에게 묵묵부답이다.

저녁 내내 별빛이 내리는 숲길을 따라 헤맨 끝에 스플로지가 발견한 목요일은 바로 머리 위 은빛 풍선처럼 두둥실 떠 있는 달. 환한 달은 즐거운 생일날을 데리고 멀리 멀리 떠나가고 있었다. 달과 해,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비로소 알게 된 것.

귀여운 아기곰과 별빛에 반짝이는 밤 풍경, 푸른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따뜻한 느낌의 수채화는 아이들이 시간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쉽게 건너가도록 장치된 예쁜 징검다리다. 강물은 '졸졸, 좔좔', 올빼미는 '우후훗! 훗훗!', 기관차는 '부우, 부우', 파도는 '쏴아, 쏴아' 등의 의성어와 길 걸을 때의 '터벅 터벅' 과 같은 의태어 덕분에 언어감각까지 저절로 키울 수 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