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공약에서 국민의 국정참여 장려와 지방자치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주요 과제로 내걸었다. 나는 노 당선자 정부가 앞으로 지방자치와 관련해 포괄, 집중, 단순성이라는 3가지 핵심 주제에 유념하기를 바란다.자유주의 행정은 대중의 참여를 유도할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목표를 선택하고, 이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계속적이며 협력적인 방법으로 재원을 사용해야 한다. 지방자치를 꽃피우려면 지방정부는 좋은 의제를 개발해 시민에게 잘 전달하고, 또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응답을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의 응답은 매우 직접적인 방식으로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노 당선자는 지금까지 정부 행정부처의 대전 이전과 지역 개발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의욕을 보였다. 최근에는 주요 도시에서 공개 토론회를 열고 국민의 직접적인 국정참여를 이끌어내려는 다양한 노력을 보였다. 부패척결과 행정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구조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 당선자가 제시한 과제들은 지금까지 나온 것만 해도 충분하다. 따라서 나는 이들 야심적인 과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대전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데 지나친 정치력을 소모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역개발 확대 정책이 정부청사의 지리적 위치에 좌우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역 특유의 경제개발 계획을 평가·확인하고 각 지역의 노력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지도자와 시민 대표들을 지방의 정책입안 과정에 참여 시키고, 각 지방정부가 지역간 비교우위에 기초해 경제, 문화, 인프라 발전을 위한 전략을 개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들 계획은 지역 주민에게 공개돼야 함과 동시에 주민의 요구와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국민참여에 대한 노 당선자의 의지는 훌륭하지만 중요한 것은 수렴되는 최종 결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여론조사는 젊은층 유권자들의 혼란스러운 풍조를 보여준다. 정치보다는 물질적 만족을 얻는 데 더 관심을 가질 뿐 아니라 현대사와 현대사가 국내정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는 바가 적다.
이러한 현상은 정치적 이탈로 귀결될 경우 장기적으로 위험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젊은 지역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자선기관, 비정부기구(NGO), 사회복지기관에 대한 참여를 증진시키도록 조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들에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러한 사업에 참여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대기업들에게는 고층건물과 산업단지 건설로 인해 유발되는 인간 고통을 완화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한 달에 10시간을 할애하는 사람들에게는 세금혜택을 주어야 한다. 시민사회는 역사적 기억에만 의존해 유지되지는 않는다. 시민사회는 자발적 행위의 결과물이며, 자발적인 행위는 우수한 행정에 의해 장려될 수 있다.
정부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계획을 체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각급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최선의 수단과 불필요하고 낭비적이며 비효율적인 것을 식별하기 위한 자체 평가를 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평가는 외부기관에 의한 감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정부의 능률과 신뢰성은 공무원과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평생교육과 직능개발에 달려 있다. 정부는 추가적 재원을 투입해 지방 공무원들이 공공행정에 관한 최신 방법과 사례들을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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