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원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하느님이 내 손을 이끄셨나 봐요."인터넷 복권 당첨금 1억원을 선뜻 사회복지 시설에 쾌척한 강도상(姜道湘·42)씨는 "대단한 일도 아닌데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와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쑥스러워했다.
경남 의령에서 쉼터관광농원을 운영하는 강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기금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인터넷 엔젤 즉석식 복권에 12일 1등으로 당첨됐다. 뒤늦게 당첨 사실을 안 강씨는 21일 당첨금 전액을 자신이 그 동안 후원해 온 장애인시설 '사랑의 공동체 재활원'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재활원에는 정신지체, 뇌성마비 등 지체장애아 30여명이 자원봉사자와 함께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강씨는 1995년부터 농원 수익금중 300만∼400만원을 매달 재활원 운영비로 기부해 왔다. 특히 자신이 경영하는 화장지 공장에도 재활원 장애인 7명을 고용해 사회복귀를 돕고 있다. 더욱이 토지계약기간이 끝나 재활원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어 1억원은 더욱 값진 선물이 됐다.
강씨가 재활원 돌보기에 헌신한 계기는 80년대 초 부산 K대를 다니던 동생 도근(道根·40) 씨가 학생운동을 하다 정신질환에 걸리면서부터. 가족들조차 돌보기를 꺼리던 동생을 떠맡은 강씨는 정신병원을 전전하던 동생이 이 재활원으로 옮겨지면서 장애인들의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을 실감했다.
강씨는 "그날 비가와 화장지 공장도 일손이 필요 없어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갔다 우연히 엔젤복권을 구입했다"며 "재활원이 어렵다는 것을 하느님도 아셨나보다"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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