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0시께 변호인과 함께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 출두한 최태원(崔泰源) SK(주) 회장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 회장은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작은 목소리로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능력부족으로 물의를 빚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반성의 시간이 있다면 성숙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좋은 지배구조를 갖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주식 맞교환을 지시한 적이 있느냐", "배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최 회장은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잘못이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하지 않겠느냐"고 짧게 응답, 구속을 각오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이인규(李仁圭) 형사9부장과 10분 정도 차를 마시면서 "기업을 운영할 사람이 남아있어야 하니 부하직원들은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한 뒤 검사실로 향했다.한편, 최 회장은 이번 출석으로 검찰과 세번째 악연을 맺게 됐다. 최 회장은 1994년 8월 부인 노소영(盧素英·41)씨와 함께 20만 달러를 밀반출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데 이어 95년에는 장인인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두 번째 소환조사를 받았으나 모두 형사처벌은 면했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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