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강남갔던 "제비" 방송 복귀해요"/8집으로 돌아온 김건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강남갔던 "제비" 방송 복귀해요"/8집으로 돌아온 김건모

입력
2003.02.22 00:00
0 0

"집에서만 놀아서 심심했는데, 방송국 가서 놀 생각하니 신나 죽겠네!" 26일 발매될 김건모(36) 8집은 오랜만에 놀러 온 삼촌이 사들고 온 과자선물세트처럼 반갑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방문한 18일 오후, 8년째 입어 너덜너덜해진 중국 인민해방군복 같은 누비바지를 입고 작업실 쇼파 위를 뒹굴던 그는 심심함에 지친 눈치. "이번에는 머리카락을 태워먹은 것처럼 꾸불꾸불하게 할까? 요즘 제일 뜨는 그 뭐냐… 짝짓기 프로그램 나가고 싶은데 나이가 너무 많을까? 후배들 군기를 제대로 확 잡아 놓아야지…"살이 붙어 조금 동그래진 얼굴에 온갖 장난끼와 기대가 가득하다. 가수활동 12년째. '이번 음악의 컨셉은…' 이라고 무게를 잡지도, '품격 있는 무대만 서겠다' 고 고집하지도, '후배를 키우겠다'며 거들먹거리지도 않는다. "나는 천상 딴따라다. 활동도 가요 프로가 아니라 오락프로부터 시작할 건데" 이유는 이렇다. "사람들이 김건모 노래만 기다렸겠냐? 엔터테이너 김건모를 기다려 온 거지. 노래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카메라 앞에서 춤도 추고, 신나게 해 줘야지."

이번 앨범 제목은 '히스토리'(HESTORY). '척하면 딱' 통한다는 지음(知音) 최준영이 제작을 맡은 만큼 앨범 전체에 '김건모다운' 냄새가 물씬 풍겨 나온다. 7집의 '미안해요'와 '짱가' 조합처럼 "울리고 웃기며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셈"으로 발라드 '청첩장'과 신나는 리듬의 '제비' 두 곡으로 먼저 치고 나갈 예정. '제비'는 "오랫동안 진정한 유행가가 없던 리어카 음반계를 단숨에 휘어잡을 노래"란다. 가사 중 '룰루랄라 강남 갔던 제비도 다시 돌아 오는데/ 룰루랄라 날 버리고 간 님은 언제 돌아 오려나'는 한 번 듣고 나면 계속 귓전에 맴돈다.

'청첩장'은 청승 맞은 노래 순위가 있다면 수위를 달릴 만하다. 연인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억장 무너지는 날에 비까지 내리고, 달려가 '이 결혼은 안 된다'고 소리치고 싶지만 결국 '내가 너무 속을 썩여 남잘 믿지 못해요/ 꼭 하루 한번씩 사랑을 확인해 줘요' 라는 들어줄 리 없는 부탁만 남기는 남자의 심정을 담았다. 서른 중반이라는 나이에서 뿜어 나오는 듯, 독특한 허스키 보이스까지 섞여 애절함을 더한다.

"그건 방송 활동용이고 이 노래는 어때요?"라며 그가 들려 주는 곡은 '마이 선'(My Son). "필이 딱 꽂혀 7분만에 두 번 부르고 완성한 노래"라고 했다. "제 이야기에요. 노래에서처럼 '존경받는 의사 변호사 되려면 그만 놀고 들어가 공부 좀 하라'던 부모님 말씀에도 불구하고 '나는 노래하고 싶어요. 스티비 원더, 비지스처럼 노래할래요'라고 고집 피웠죠."

이번 앨범에 실린 깜짝 선물은 싸이와 함께 부른 '딸기'. "싸이랑 같이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정말 재미있을 텐데. 방위산업체 근무 때문에 같이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네." 노총각이라고 놀리니 받아 치는 말이 압권이다. "전 왜 빨리 나이가 안 먹나 모르겠어요. 빨리 마흔이 됐으면 좋겠는데… 30대는 모든 게 어중간하잖아요. 멋 좀 부리면 '겉 멋 들었다' 소리 듣고 바른 말 좀 하려면 '어리다'고 하고. 난 마흔 넘으면 너무 신날 것 같아. 결혼도 그 때 가서나 할까?"

밀리언 셀러에 대한 부담감은 물론 지울 수는 없다. 혹 음반판매가 저조하면 '김건모 너마저'라는 반응은 불 보듯 뻔한 상황. 하지만 이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무게 잡지 않는 김건모식 화법으로 넘어간다. "뭐 요즘 음반시장 불황이 내 잘못인가요? 나 혼자 어떻게 사태를 다 수습해요." 그 말에 오히려 빅스타로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공 들여 만들고 신나서 노래 부른다면 자연스럽게 그도, 가요계도 큰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