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대구 지하철방화 참사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의 매머드급 과학수사팀을 구성, 활동을 개시했다. 국과수가 시신수습 초기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도 처음이거니와 인원이나 투입장비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서울,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곳곳의 50여명 국과수 요원들은 20일 오전부터 항공편과 차량을 이용, 사고현장으로 집결했으며, 이날 오후부터 활동에 돌입했다.
대부분이 해당분야의 박사나 의사인 요원들의 전공분야는 법의학, 생물, 물리, 화학, 유전자(DNA) 등 전 부분에 걸쳐 있다. 시신 해부용 X레이, 시신 샘플을 담는 도구와 시신 분류기계 등을 실은 장비도 13톤급 트럭 1대분에 이를 만큼 방대하다.
뿐만 아니라 개구리소년 사체발견 사건 당시 활약했던 경북대 법의학팀도 정형외과, 방사선, 응급의학, 해부학, 법의학 등 교수와 전문의 10여명이 참가했다. 대검 유전자 감식반, 경찰 감식반도 심하게 훼손된 시신을 위한 유전자 검사를 위해 '합동감식반'에 참여했다. 국과수가 이처럼 신경을 쓰는 것은 그만큼 사태가 심각함을 반증하는 것.
합동감식반은 일단 감식장소를 마련하고, 지표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차량 내부의 구역별로 놓인 유해나 소지품 등을 기록하고 사진으로 촬영하는 것이며, 지표검사가 끝나는 대로 복원 가능한 시신이나 조직을 냉동고에 분류한다.
최소 사흘에서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 분류작업이 끝나면 유전자(DNA) 샘플을 서울 사무소로 보내 유가족과의 대조작업을 한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통상 약 2개월 정도 걸린다. 유전자가 전소(全燒)된 경우는 남아 있는 두개골로 안면을 복원하는 기법도 사용한다.
합동감식반의 한 관계자는 "시신 훼손이 심해 1차적인 시신 수습 작업만도 일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며 "탑승자 명단이 확보된 김해민항기 추락과는 비교할 수도 없으며 자칫 신원확인이 불가능한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사고 차량이 보관된 월배차량기지 앞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국과수의 신속한 시신 수습과 신원확인 작업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 경찰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대구=특별취재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