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참사 사건 당시 사령실과 기관사의 미숙한 대처로 피해가 커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사령실의 상황오판으로 더 큰 참사를 빚을 뻔한 사실이 밝혀졌다.경찰이 20일 공개한 사고직후 지하철공사 사령실과 전동차 기관사 간의 무전교신 내용 녹취록에 따르면 사령실은 1079호 전동차가 방화로 아수라장이 됐고 반대편에 도착한 1080호 전동차에도 불이 옮겨 붙는 급박한 상황에서 "상행선은 정상 운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6분30초 간격을 두고 1080호 전동차를 뒤따라오던 1082호 전동차가 사령실의 지시에 따라 정상 진입을 했다면 더 큰 참사를 빚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중앙로역에서 불과 1개역을 사이에 둔 칠성역에 도착해 있었던 1082호 전동차는 다행히 선로 단전으로 운행하지 못해 참변을 모면했다.
한편 경찰은 1080호 전동차 기관사 최상열(39)씨가 참사현장을 빠져나간 뒤 두 차례 대구지하철 공사 간부를 만난 사실을 밝혀내고 과실 은폐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전동차 안에 있는 시신에 대한 1차 감식에서 두개골 79구를 확인, 사망자는 133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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