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6년 북한 공작원임이 밝혀져 5년 동안 복역했던 '깐수' 정수일(鄭守一·69·사진)씨가 고려대 강단에 선다.정씨는 이 학교 서양사학과에서 '서양사특강II' 과목을 맡아 자신이 지난해 출간한 '이슬람 문명'을 교재로 1주일에 3시간씩 학생들에게 이슬람 문명사를 강의할 계획이다. 2000년 8·15 특사로 출소한 이후 정씨는 한남대에서 한차례 특강을 한 적이 있지만 정식 강사로 대학 강단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슬람 문명 교류사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정씨는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으로 74년부터 5년간 북한에서 간첩교육을 받은 뒤 84년 레바논계 필리핀인 교수 '무하마드 깐수'로 위장, 국내에 들어와 12년 동안 간첩 활동을 벌이며 4차례 밀입북한 혐의로 96년 구속 기소됐다.
정씨는 2000년 석방 이후 칩거하며 '이븐 바투타 여행기' 번역 등 왕성한 집필활동을 벌여 왔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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